[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내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주변국 뿐 아니라 독일 경제까지 부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업계 이코노미스트와 투자가들은 ECB의 금리인하를 확실시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인하에 대한 시장의 평가다. ECB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린다 하더라도 호응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심지어 금리인하가 시장심리가 냉각시킬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2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IB)은 ECB가 내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75%에서 0.50%로 25bp 내릴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UBS는 올해 말까지 ECB가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의 판단을 뒤집고 추가 완화를 예상하고 있다. 제조업 지표를 중심으로 실물경기 악화가 예상보다 가파른 만큼 ECB가 좌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도이체방크는 이번 회의에서 ECB가 25bp의 금리인하에 무게를 두는 한편 실물경기 회복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큰 폭의 인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RBS도 실물경기 하강과 함께 인플레이션이 통제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ECB가 적정한 조치에 나설 때라고 진단, 내주 금리인하를 점쳤다.
하지만 금리인하에 따른 금융시장 및 경제 펀더멘털의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금리인하가 18개월 연속 하강 기류를 타는 유로존 경제를 부양하거나 민간 수요를 되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UBS 역시 금리인하에 따른 효과가 지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유로존의 가장 커다란 문제는 중소기업의 유동성 경색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금리인하를 통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다이와의 토비아스 블라트너 이코노미스트는 “비전통적인 통화완화정책을 동반하지 않은 금리인하는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뿐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가들의 의견은 최근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와 무디스의 마크 잔디 이코노미스트의 지적과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ECB는 오는 5월2일 통화정책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