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중국인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열기가 식지 않고있는 가운데 해외 부동산 투자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실제로 많지 않으며 리스크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일 중국 인민망(人民網)은 중국 국내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많은 국가들이 유럽 채무위기의 영향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있어 중국인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자동차 공업도시 디트로이트에 가면 "단돈 1~100달러만 있으면 집 한채를 구매할 수 있다"는 광고 문구까지 걸려 중국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고 인민망은 전했다.
하지만 중국인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과연 득이될지 실이될지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해외 부동산은 구매할때는 가격이 싸지만 실제로 거주하려면 각종 세금 및 보험료를 포함해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실제로 얻는 수익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리스크가 커 신중한 투자가 요구되는 해외 부동산 투자는 이민 수요가 아닌 투자를 목적으로하는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적절하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위안(中原)부동산 시장연구부 장다웨이(張大偉) 부장은 "디트로이트의 광고 문구 처럼 100달러짜리 저가 주택의 경우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공실 주택이 아닌 임대 주택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미국 법규에 따르면 이미 임대된 주택인 경우 임대자가 기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지 않을 시, 집주인에게 임대료를 지불하지 못한다고 해도 집주인이 임대자를 쫓아낼 수 없게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중국인들이 이와 같은 미국 주택에 투자할 시 투자 가치가 없을 뿐더러 집주인으로서의 의무와 책임까지 이행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처럼 매우 싼 값으로 투자자들을 유혹하지만 이면에 막대한 정책적 리스크를 품고 있는 부동산 투자 사례는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영국에서도 수천여 평방미터에 달하는 고성(古城)의 판매가가 단돈 1파운드라는 터무니없는 가격에 제시되어 있지만 구매하려는 사람이 없다고 인민망은 전했다.
영국의 관련 법규에 따르면 소유주가 부동산 보수·유지에 대한 책임을 떠안아야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가격이 비싸 부동산을 소유하기 어려웠다면 해외에선 부동산을 유지하고 관리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므로 결과적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로 얻는 수익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 사회과학원은 '2013년 투자 청서'를 통해 중국 부동산의 투자 수요에 대한 규제가 까다롭고 집값 상승 여지도 그다지 크지 않다며, 중국 내 부동산보다는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편이 더 낫다고 밝혀 중국인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한편 중국인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가장 많은 곳은 미국으로 지난 2007년 미국의 외국인 부동산 투자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5%에 불과했지만 2012년 이 비중이 11%로 상승했으며 중국인들이 미국 부동산에 90억 달러를 투자, 최근 2년 연속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부동산 고객으로 부상했다.
뿐만 아니라 토론토와 런던, 싱가포르 등지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외국인 중 20~40%는 중국계 투자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캐나다 벤쿠버의 부동산 구매자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11년 29%에서 2012년 무려 4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위안 부동산은 중국인들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집값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국내에선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미국에선 이 보다 싼 가격에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고 해외 부동산 가격은 중국 처럼 변화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국5조(國五條) 등 강력한 부동산 통제정책을 시행하면서 국내 부동산의 투자 회수율이 급락한데다 위안화가 지속적으로 평가절상하면서 투자자들이 해외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녀 교육과 이민도 중국인의 해외 부동산 투자의 주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미국, 캐나다, 호주 등지의 해외 투자이민 문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반해 채무위기를 겪고있는 키프로스, 포르투갈 등 유럽 국가들이 투자이민 조건을 완화하면서 중국인들이 이들 국가의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