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삼성과 애플의 첨예한 특허전쟁에서 구글이 삼성편을 들자 애플은 구글까지 공격범위를 넓혔다.
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폴 S. 그레웰 행정판사에게 구글이 삼성 제품에 사용된 안드로이드 소스코드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애플은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삼성은 애플의 특허를 침해한 모든 제품에서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고 있다”며“구글은 현재 사전심리에 공유하도록 요청했던 자료를 부당하게 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애플의 움직임은 구글이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에서 삼성측을 지지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흘러나온 직후 나온 조치다.
구글, HTC 등은 지난 6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넥서스와 태블릿PC 갤럭시탭의 판매금지를 심사하는 미국 항소법원에 법정의견서를 제출했다. 법정의견서는 소송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나 기업이 법원 결정을 돕고자 자발적으로 법원에 내는 문서를 말한다
구글이 삼성과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협업 관계를 구축해왔지만 애플과 삼성의 특허전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구글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인 래리페이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전자의 고위 인사들과의 미팅을 하면서 특허전에 대한 얘기도 오고 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구글이 치열한 OS 경쟁자이지만 두 회사는 직접적인 공격을 피해왔다"며 "최근 창업자가 삼성측을 방문하면서 더 높은 협업 관계에서 대한 얘기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당시 신종균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래리 페이지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뉴 코어퍼레이션(새로운 협력)”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법정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은 사실상 재판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공개적인 입장을 표명한다는 의미가 있다. 특허전문 매체인 포스페이턴츠는 "법정의견서는 구글이 파트너인 삼성에 대해 해 줄 수 있는 것 중 비교적 약한 지원이다"라고 분석했다. 판결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분석인 셈이다.
구글과 함께 대만 스마트폰업체인 HTC, 업무용 소프트웨어 개발사 SAP, 리눅스 OS를 배포하는 레드햇, 웹호스팅 회사 랙스페이스 등이 삼성측의 편에 섰다. 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분야에서 삼성의 경쟁자이기도 한 HTC가 동참했다는 건 예상 외의 일이다"라며 "특허전이 애플과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스마트폰업체중 노키아는 애플편에 섰다. 노키아는 지난 3월 미국 항소법원에 항소인 애플을 지원하는 의견서(AMICUS BRIEF)를 제출했다. 의견서에서 노키아는 "특허 보유자가 이를 침해한 경쟁자를 향해 영구적으로 판매금지를 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혁신을 키우는 것"이라며 "공익을 위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특허권을 보호해주는 것이 특허법"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