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일부 대형증권사들이 검토를 시작한 온라인부문 스핀오프 전략이 향후 증권사 먹거리로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일단 일본 사례를 살펴보면 만만치 않은 과정이 예고된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지난 1998년 온라인 전문 증권사인 조인베스트(Joinvest)를 자회사로 독립시킨 바 있다. 당시 온라인을 통한 거래가 급증하면서 노무라가 따로 만든 것.
하지만 노무라는 이 회사를 10년 만인 2009년 본사 리테일과 다시 합치기로 결정했다. 조인베스트를 통해 저가 수수료 전략을 펼쳤으나 수익에 도움도 못줬고 '노무라'라는 브랜드 이미지에도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형기 금융투자협회 연구원은 "조인베스트를 만들어 온라인 전문 증권사를 시도했지만 계좌개설에 비해 거래량과 수수료는 기대에 못미쳐 다시 본사와 합치는 결정을 내렸다"며 "특히 일본에는 마쯔이증권과 SBI 등 내로라하는 온라인 증권사가 5개가 자리잡고 있어 후발주자로서 한계에 부딪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증권사 한 전략담당 임원은 "오프라인을 하면서 온라인사를 따로 만들면 인프라 비용 부담도 크고, MTS 등 온라인시장의 성장성이 급격하게 큰 상황도 아니어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며 "온라인 분사 이슈는 다들 검토 수준에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의 주식투자 성향이 확연히 다르다는 점에서 분사를 통한 성공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증권사 다른 관계자는 "일본은 노령화 사회인데다 저금리시대 이후 주식에 대한 배신감이 커지며 채권과 펀드로 상당부분 전환됐지만 한국은 여전히 개인의 주식거래가 높은 편"이라며 "또한 일본은 온라인 특화 증권사가 여러개 있지만 한국은 키움증권 한 곳을 제외하면 특화한 곳이 없어 온라인 분사가 가능성 높은 전략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대형사들의 온라인 분사 시도에 대해 금융당국은 중립적인 스탠스다.
최준우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이번 방안의 취지가 대형사들은 IB, 중소형사들은 전문화 특화를 하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그렇다고 대형사라서 온라인 분사가 무조건 안된다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최 과장은 이어 "온라인 등 사업부문에 대한 스핀오프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번 주에 발표했으니 다들 스터디를 하는 단계일 것"이라며 "대형사의 온라인 분사는 그 케이스에 따라 전문평가위의 심사를 거쳐 전문화 특화 사업계획을 보고 타당성 여부를 거쳐 심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