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돈을 주고 나라를 산다면?. 1위로 손꼽히는 곳은 바로 스위스다.
작은 인구와 부족한 자원 등 불리하게 작용하는 여건 속에서도 스위스의 국가 가격 프리미엄은 단연 세계 1위(산업정책연구원 2012년 자료)다.
스위스가 이처럼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것은 강소 중견기업들의 견실한 글로벌 경쟁력이 한 몫한다.
전체 기업의 99%가 중소·중견기업이지만 세계시장에서 '넘버원'을 차지하는 스위스 기업은 셀 수 없을 정도다.
우리 중소·중견기업들이 스위스의 강소 중견기업에게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일까.
한국중견기업학회가 21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스위스 창조경영 기업에게 배운다'라는 주제로 개최한 '중견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 세미나'에서는 스위스 강소기업들의 조언이 이어졌다.
이날 사례 발표자로 나선 쉰들러 홀딩 아게의 알프레드 쉰들러 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기술 혁신과 이에 따른 효율성 등을 성공 비결로 소개했다.
그는 "소인이 거인과 경쟁할 때 유일한 무기는 돈보다 혁신에 주력하는 것"이라며 "방만한 것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과감하게 사업부서를 줄이고 기술 혁신에 집중했다"고 과거 경영사례를 전했다.
그는 특히 "선택과 집중은 고통스럽지만 필수적"이라며 "효율성을 생각할 때는 현재의 원칙들을 무시해야 하고 누가 불가능하다고 하면 밀어붙이고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존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글로벌 제품 포트폴리오 갖추는 과정이 필요하는 것이다.
이같은 결과, 쉰들러 홀딩 아게는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세계시장 수성의 업체로 성장했다. 전세계 100여 개국에 걸쳐 약 4만50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연간 9조원 대 매출을 기록 중이다.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주주이기도 하다.
쉰들러에 이어 공공시설 및 교량용 부품을 생산하는 마게바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마게바는 한국의 인천대교에도 이음장치 등 부품을 공급한 업체다. 호주 게이트웨이 브리지, 프랑스 노르망디 대교, 중국 중밍대교 등도 마게바의 부품이 적용됐다고 한다.
토마스 쉬리 마게바 한국지사장은 "고객들을 설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세일즈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또, "특허권 만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믿으면 안된다"는 말로 선구적 기술개발 만큼이나 시장개척의 필요성에도 무게감을 뒀다.
그는 다만, "최첨단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계산을 잘못하면 안된다"며 "워런티(무상수리)는 윈윈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야된다"고 강조했다. 세일즈가 과도하면 오히려 경영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다는 의미에서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표정호 한국중견기업학회장을 비롯해 성윤모 중소기업청 중견기업정책국장, 요르그 레딩 주한 스위스 대사, 크리스토퍼 투치 로잔연방공과대 교수,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 등이 참석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