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BOJ 약속 지킬 수 있는 대책 선보여야"
[뉴스핌=이은지 기자] 장 초반 반짝 상승세를 보이던 일본 국채(JGB) 가격이 오후 들어 상승폭을 반납하고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기준이 되는 10년물 수익률이 다시 0.9%대로 진입했다.
22일 이틀간의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일본은행(BOJ)이 최근 계속되고 있는 일본 국채의 수익률 상승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자 투자자들이 수요를 털어내고 있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의하면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의 채권전략가는 정책 성명서에서 금리에 대한 언급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면서, 이게 아니라고 해도 대신 담보 기간 연장 등의 대응방안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어느 것도 없었다며 실망감을 표출했다.
이날 JGB 10년물 금리는 오후 한 때 0.90%까지 상승했다. 이는 오전 중 0.865% 하락한 데서 상승세로 방향을 튼 것이다. 그러나 지난주 기록한 1년래 최고치인 0.920%까지는 올라가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0.88% 선에서 거래가 이루어졌다. 국채선물 가격은 141.60엔까지 0.29엔 하락했다.
전날에도 일본 국채 20년물과 30년물 수익률은 각각 3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40년물 입찰도 부진한 수요를 보였다. 이날 20년물 금리는 1.695%로 1bp 하락했으나 30년물 금리는 1.85%로 0.5bp 올랐다. 5년물 수익률은 0.405%로 소폭 하락했다.
일본은행(BOJ)이 국채 발행량의 70%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의 국채 매입안을 발표한 것과는 별개로 최근 JGB 시장은 한 달 반여 동안 변동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BOJ의 완화책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고쿠사이 자산관리의 아키오 가토는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모든 국채의 금리를 낮추겠다는 당초 공언을 지키지 못한다면 국채는 대량 매도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채 수익률 상승은 개인과 회사들의 주요 대출금리를 벌써부터 끌어올리고 있다. 이는 잠재적으로 대출 수요를 냉각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이 미리 국채매입일을 발표하거나 빈도를 늘린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시장의 우려를 다소나마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메릴린치 일본증권의 후지타 소고는 "BOJ는 변동성에 대처할만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이이치생명의 수기노 타이스케는 중앙은행이 적어도 가을까지는 새로운 완화책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매입 방식과 관련해서는 다소간 변화를 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의 타카야마 히데키 수석 투자전략가는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 방식을 바꾸지 않더라도 일본 국채의 금리가 결국에는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일부 사람들은 JGB 시장이 작동을 중지할까 봐 매우 걱정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수익률이 이렇게 오르고 있다는 사실은 시장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그는 "수익률이 오른다고 해서 BOJ가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