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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축대'가 무너지고 있다

기사입력 : 2013년06월19일 14:26

최종수정 : 2013년06월25일 09:26

조선·해운·철강 고사직전…경제살리기가 우선

`위기의 바다` 국내 3,4위 선사인 STX팬오션과 대한해운의 잇따른 법정관리로 해운업계의 위기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사진은 운항중인 컨테이너선에서 화물이 떨어지는 모습.
[뉴스핌=김홍군 기자]지난 14일 오후 한국선주협회의 ‘2013 사장단 연찬회’가 열린 충남 천안 수협중앙회 연수원에 국내 해운업계 CEO들이 총집결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장기불황으로 고사직전까지 몰린 해운업계 CEO들이 위기극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CEO만 30명이 넘었다.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선주협회 관계자들도 대거 참여, 위기극복을 위한 아이디어 발굴에 머리를 맞댔다.

하지만, 국내를 대표하는 해운사 2곳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개시(17일)를 앞두고 있던 STX팬오션과 이미 법정관리에 들어간 대한해운의 CEO는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STX팬오션과 대한해운은 한국선주협회 회장사를 나란히 역임한 회원사로, 그동안 CEO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왔지만, 이번에는 법정관리 등 경영현안이 급해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회복의 바로미터업종인 해운업계의 위기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국내 3,4위 선사인 STX팬오션과 대한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데 이어 1,2위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적자가 누적되며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된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100대 해운사 가운데 34개사가 적자였고, 특히 대형 해운사들은 모조리 적자였다”며 “몸집이 큰 대형 선사들이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다”고 토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법정관리를 신청한 해운사는 삼호해운, 양해해운, 삼선로직스, TPC코리아, 대우로지스틱스, 봉신, 세림오션쉬핑, 조성해운, 씨와이즈라인 등 10개가 넘는다.

해운업계 CEO들이 이날 모임에서 한 목소리로 정부와 금융권에 유동성 지원을 요청한 것도 업계의 급박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윤재 선주협회 회장은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해운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해운보증기금 설립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해운사 CEO는 “정부가 조선업계에 대해서는 제작금융 규모를 늘리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해운업계에 대해서는 너무 무관심한 것 같다”며 “박근혜 정부의 공약이었던 선박금융공사 설립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도 무관심이다”고 지적했다.

전남 목포의 C&중공업. 2008년 파산한 C&중공업 육상건조장에 건조가 중단된 벌크선이 방치돼 있는 모습.(사진 = 뉴스핌)
해운사들이 부러워하는 조선업계도 무너지고 있다. 수출과 고용 등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난 탓에 정부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많지만, 쓰러지는 조선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경남 통영의 삼호조선과 진세조선, C&중공업 등이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의 수주난으로 어려움을 겪다 결국 파산했으며, 중형 조선소로 이름을 날리던 성동조선해양과 SPP조선도 워크아웃이 진행중이다.

대형 조선사들 역시 불황을 견디기가 쉽지 않다. 지속적인 수주난으로 일감이 떨어진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굴욕을 겪었으며, 대우조선해양도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3236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에 달했던 우리나라의 조선 수주량은 2008년 1814만 CGT로 감소한 데 이어 2009년에는 431만 CGT까지 떨어졌다.

이후 회복세를 보여 2010년 1268만 CGT, 2011년에는 1400만 CGT의 수주를 기록했지만, 지난해다시 760만 CGT로 급감했다. 올 1분기 수주량은 85만 CGT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의 트랜드가 조선에서 해양으로 바뀌며 개별 수주규모는 커졌지만, 전체적인 수주량은 여전히 바닥 수준이다”며 “중소 조선사들은 아예 일감이 떨어졌고, 대형 조선사들도 일감이 고갈돼 가는 비상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조선ㆍ해운과 함께 한국경제의 한 축을 커버하는 철강업계는 장기불황에 공급과잉이 더해져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포스코의 올 1분기 581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작년 2분기 이후 3분 연속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돌았다. 한 때 20% 넘는 영업이익률로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포스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장기불황과 공급과잉 등 경쟁격화로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아르셀로 미탈과 신일철 등 세계 주요 철강사들이 적자를 내고 있는 점이 포스코의 유일한 위안거리다.

현대제철의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216억원에 그쳤으며, 동국제강은 적자를 면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잘나가던 자동차 업계는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둔화와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차 등과의 경쟁심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조선과 해운, 철강, 자동차 등 한국경제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산업들이 위기로 내몰리면서 정부와 정치권이 추진하는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한 비판도 설득력을 더해 가고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들 마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정치권은 자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만 챙기려 한다”며 “경제민주화의 기본원칙에는 공감하지만, 지금은 경제살리기가 먼저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치는 두 기둥이 삼성과 현대차인데, 두 기업마저 어려워진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며 “경제시스템이 무너지고, 방향없이 표류하는 것같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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