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여파‥긴축 현실화되면 경제회복 지연, 성장 멈출 것"
[뉴스핌=우수연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미연준의 출구전략과 관련한 의견 표명이 지난 한 달 여간 세계 자산가격의 하락을 유발했다"며 "신흥시장국의 경우 글로벌 금리 상승으로 인한 자본유출 및 환율변동 압력에 대응해 긴축적 통화정책을 시행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26일 오후, 김 총재는 한은이 주최한 2013년 SED Pre-conference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신흥국이 긴축적 통화정책이 현실화된다면 경제회복은 지연되고 성장도 멈추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국가간 원활한 정책공조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공식적인 기구가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정책공조를 이루어나가는 과정을 내쉬 균형 이론으로 설명했다.
각국이 자국에게 최선이 되는 정책을 선택했을 때 이론상으로는 '내쉬 균형'을 이루지만 이러한 균형이 사회적으로 최적의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같은 특정 국가의 성장과 관련된 정책이 국제금융시장에서 큰 파급효과를 가지고 있다면 글로벌 조정기구를 통해 국가간 정책을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총재는 이러한 국제공조의 대표적인 예로 BCBS와 FSB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금융규제개혁(Financial Regulatory Reform)을 제시했다.
그는 정책공조가 항상 최선을 결과를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인정했으나,최근 세계 경제가 국가간 상호 연계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외부효과도 커지고 있음에 주목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정책공조가 이루어지지 않아 치러야 할 후생비용이 정책공조가 수반하는 비효율이나 후생비용에 비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간 정책 공조 노력이 없다면 세계 경제는 앞으로 상당기간 글로벌 균형보다는 국지적 균형의 추구가 지배적인 행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선진국 양적완화 정책의 정상화 과정에서 세계 금융시장이 급격하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중앙은행의 역할이 물가안정 뿐만아니라 금융안정 책무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앙은행의 본연의 모습으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돌이켜 보면 초창기 중앙은행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가 금융 안정이었고 신용정책은 통화정책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신현송 프린스턴대 교수, 낸시 스토키 시카고대 교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루카스 시카고대 교수, 에드워드 프레스콧 아리조나주립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