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거래 적극적으로 못하고 시차도 있고
[뉴스핌=노종빈 기자] 특정 주가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ETF)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자산가치 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 ETF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자산가치 보다 낮은 수익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증시에 상장된 대형 우량종목을 추종하는 코덱스차이나A50 ETF의 종가는 최근 60거래일(4월9일~7월8일) 중 58일이 순자산가치(NAV) 보다 낮게 형성됐다.
비슷한 종류의 ETF인 킨덱스중국본토CSI300 역시 같은 기간 중 54일에서 똑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자산가치와 가격 간의 차이인 괴리율이 1%를 넘는 날이 코덱스차이나A50은 65%인 39일, 킨덱스중국본토CSI300은 41.7%인 25일에 달했다. 종가가 아닌 장중가격 기준 괴리율이 7~8%에 이른 경우도 발생했다.
통상 국내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서는 이처럼 지속적으로 괴리율이 벌어지지 않으나 해외지수 ETF에서는 나타나고 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해외지수 ETF의 괴리율이 큰 이유로 차익거래를 적극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과 국내외 시장간 시차(時差) 존재 등이 꼽혔다.
국내지수 ETF의 가격이 자산가치에 비해 현저히 낮으면 ETF를 사고 기초자산을 파는 차익거래가 들어와 자연스럽게 괴리를 없애거나 좁혀준다. 하지만 해외시장에 기초자산이 상장돼있으면 차익거래에 따른 매매비용과 세금 등으로 인해 적극적인 거래를 못하게 된다.
또한 국내 증시가 3시에 마감하는 데 반해 중국 증시는 우리보다 1시간 늦은 4시에 마감하는 것도 괴리가 나타나는 이유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탔던 시기에는 킨덱스중국본토CSI300 ETF 가격이 순자산가치보다 고평가됐으나 최근에는 하락세여서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시장 급변 상황에서 ETF에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시장 조성 노력이 부족해 정확한 시세의 반영이 나오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한다. 개장 및 폐장 시차 등의 차이등을 감안하더라도 자산가치와 1% 이상 차이가 난다면 이는 시장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일부 ETF가 정확한 시장 자산가치를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는 "환헤지 등의 요인으로 인해 실제 가치보다 낮게 거래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는지 살피고 있다"며 "이와 관련 최근에는 환헤지가 된 합성ETF 상품을 출시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행 거래소 규정상으로는 ETF와 근원지수와의 상관계수가 0.9를 벗어나면 위반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괴리율이 국내 ETF의 경우 3% 이상, 해외 ETF의 경우는 6% 이상 벗어날 경우가 분기당 20일 이상 될 때 유동성공급자(LP)가 시장조성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교체토록 하는 규정이 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