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의회 증언을 하루 앞두고 국채시장이 짙은 관망세를 나타냈다.
국채시장이 보합권 움직임에 그친 가운데 투자자들은 버냉키 의장이 비둘기파의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로존에서는 독일과 스페인 국채가 동반 상승했다. 향후 경기에 대한 독일의 투자자 기대심리가 하락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졌다.
16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bp 내린 2.531%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 역시 1bp 하락한 3.578%을 나타냈다. 2년물과 5년물 수익률은 약보합을 나타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업체인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가 지난 6월 대표 상품인 토털리턴 펀드의 미국 국채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이 당분간 자산 매입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와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R.W. 프레스프리치 앤 코의 래리 밀스타인 매니징 디렉터는 “국채시장 투자자들은 버냉키 의장이 방어적이고 비둘기파 색채가 짙은 발언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그의 발언 수위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자산 매입 축소를 직접 언급하지 않더라고 매파 입장이라고 해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지난주 버냉키 의장이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강조한 만큼 물가는 정책 향방의 핵심 변수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이 부양 의지를 내비친다 해도 국채 수익률의 추가 하락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미 가격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얘기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긍정적이었다. 주택시장 회복 추이가 다시 한 번 확인됐고, 산업생산도 3개월만에 증가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의 7월 주택시장지수가 57을 기록해 전월 51에서 크게 상승했다. 이는 2006년 1월 이후 최고치다.
6월 산업생산도 전월 대비 0.3% 증가해 시장 전망치인 0.2%를 넘어선 동시에 2월 이후 최대 폭으로 늘어났다.
유로존에서는 독일 경제연구소인 ZEW 센터가 발표한 투자자 경기기대지수가 7월 36.3을 기록해 전월 38.5에서 하락한 데 따라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가 상승 탄력을 받았다.
10년물 독일 국채 수익률은 3bp 하락한 1.55%에 거래됐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마이클 마코비흐 글로벌 채권 전략가는 “경기 부양이 가장 필요한 곳은 유럽”이라며 “정치 리스크는 시장의 판단보다 더욱 커다란 문제이며, 주변국 전체에 적잖은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페인은 이날 16억3000만유로 규모의 6개월 만기 국채와 24억2000만유로 규모의 1년물 국채를 발행한 가운데 2년물 수익률이 4bp 내린 2.03%에 거래됐다. 이탈리아 2년물 수익률은 1.70%로 보합을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