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 최악 시나리오 피하고 싶어
[뉴스핌=우동환 기자] 미국의 느린 물가 상승률로 연방준비제도의 정책에 대한 신뢰도에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3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의 물가 흐름을 측정하는 근원 민간소비지출물가(Core PCE) 상승률이 연준의 물가 목표와는 상당한 거리가 존재한다면서, 이것이 연준의 정책 운용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근원 CPE는 1년 전에 비해 1.1% 상승하는데 그쳐 연준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인 2%와는 차이가 난다는 분석이다.
이런 현상이 디플레이션의 가능성을 반영한 거라면 상당히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준 관계자들은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해 물가 목표치를 조정할 수도 있지만 물가의 변동성으로 정책에 대한 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저하고 있다는 설명.
실제로 물가가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면 연준의 정책 행보에 중요한 변수로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신문은 현재 낮은 수준의 물가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것은 벤 버냉키 의장의 의회 증언과 같이 물가에 일시적인 요인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1.6% 상승한 상태이며 중앙(값) CPI(Median CPI)는 1.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물가 지표만 본다면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낮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CPI와 PCE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CPI는 주택 부문에 가중치가 적용되는 반면 PCE는 헬스케어 쪽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관련 비용은 최근 반등하고 있지만 건강보험 물가는 최근 가파르게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시장 역시 물가의 약세 흐름이 일시적인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물가의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증언을 통해 "장기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측정하는 수치들은 안정적이기 때문에 2% 물가 목표 달성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지막으로 FT는 낮은 물가 상승률에 대한 이유가 확실하지 않지만 최근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들어 연준의 정책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것을 고려하면 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를 믿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에서는 다른 방향으로 물가가 연준을 괴롭힐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마켓워치의 수석 컬럼니스트인 어윈 켈너는 미국의 실업률이 좀처럼 떨어지는 않는 상황에서 에너지 물가의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갑자기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주요 물가 지표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더딘 상승률을 보이고 있지만 확실히 반등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도매물가는 0.8% 상승하면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보였으며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0.5% 상승하며 2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관측이다.
이는 과거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의 규모를 고려하면 놀라운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어원 켈너는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 지표들은 상승률이 둔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휘발유 가격의 오름세를 고려하면 물가가 갑작스럽게 상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휘발유 가격은 지난 5월 이후 20센트 이상 상승한 상태라는 지적이다.
그는 에너지 가격의 상승하면 역시 유류할증료 역시 올라갈 것이며 이는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 전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최근 재정지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경제가 오일 쇼크에 취약한 상태라고 진단하면서 이런 요인들을 고려하면 연준에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는 스테그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