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현대·기아차 노조가 파업을 가결시켰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돼서다. 노조는 오는 20일부터 합법적인 파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다만 사측이 협상 재개에 나서는 만큼 사측 제시에 따라 노조는 투쟁 강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노사는 오는 19일까지 중앙노동위원회의 쟁의 조정에서 진전이 없을 경우 파업이 불가피하다.
현대차 노조는 파업을 결정하는 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4만6027명 중 4만437명이 투표에 참여, 3만2591명이 찬성했다고 14일 밝혔다. 찬성률은 80.4%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5월 28일 상견례 후 17차례 본교섭과 5차례 실무협상을 열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해왔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전향적 태도 변화와 요구안 수용 의지를 밝히면 언제든 교섭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별다른 입장 변화가 없다면 단호한 의지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월 13만498원 인상 ▲상여금을 통상임금의 750%에서 850%로 인상 ▲2012년 당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 등을 요구안으로 내세웠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면 약 1억원을 추가 지급해야 한다며 일괄제시를 하지 않았다.
노조가 13일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가자 사측은 오는 16일 협상 요청 공문을 현대차 지부에 발송하는 등 협상 재개에 나섰다.
현대차는 공문을 통해 “과거의 소모적인 노사관계로 되돌아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며 “장래를 내다보는 안목으로 대화와 협의를 통해 대안을 찾아 불확실한 대외 변수에 조속히 공동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무파업을 기록했지만 현 집행부가 들어선 지난해부터 다시 파업을 시작했다.
노조가 전면 파업할 경우 현대차는 하루 7000대, 기아차는 5800대 가량의 생산 차질이 빚어진다. 지난해 파업 시 8만2088대, 1조7048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기아차 노조도 경기도 광명 소하리공장 등 전국 5개 지회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에 대한 찬반투표에서 70.7%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오는 19일까지 중앙노동위원회의 쟁의 조정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이 기간 동안 노사 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 20일부터 파업이 불가피하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조가 20일 파업을 예고한 만큼 기아차 노조도 이날 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성향이 강성인 만큼 공동 파업 및 대규모 시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측 관계자는 “회사가 차기 교섭에서 일괄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노조에 밝혔음에도 불구, 파업이 가결돼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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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