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시장의 예상대로 2분기 유로존 경제가 7분기만에 침체의 터널을 벗어났다. 성장률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하지만 2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 이후 금융시장의 축포는 없었다. 유로화 상승세는 지극히 제한적이었고, 주변국 국채 수익률 역시 소폭 떨어지는 데 그쳤다. 주요 회원국의 주식시장 역시 강한 상승 화답은 보이지 않았다.
유로존이 사상 최장기 침체를 벗어난 것이 사실이지만 향후 강한 성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책 역시 단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또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주변국이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고, 이들 국가의 재정건전성 회복 역시 단시일 안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이 미지근한 금융시장 반응의 배경으로 꼽힌다.
라보뱅크의 크리스틴 로렌스 전략가는 “유로존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났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며 “하지만 독일을 중심으로 일부 회원국이 회복을 주도했을 뿐 성장이 유로존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은 것은 부정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로존이 탄탄한 회복을 지속하기보다 스테그네이션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연율 기준 2.9%에 이른 독일의 성장률조차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번 GDP 지표를 빌미로 ECB의 추가 부양책은 당분간 보기 힘들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주변국 국채 수익률 하락이 지극히 제한적인 것은 이 같은 계산이 깔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또 미국과 일본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사자’를 자극하면서 주변국 국채 수익률을 끌어내렸으나 이르면 9월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 매입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따른 파장이 투자심리를 압박하는 상황이다.
소매판매 지표 호조에 연준의 테이퍼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70%를 ‘터치’하자 글로벌 국채 수익률 상승에 대한 관측이 번졌고, 이 역시 유로존 국채시장의 GDP 효과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꼽힌다.
달러화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유로화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한편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로 가닥을 잡고 있어 달러화의 투자 매력이 유로화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