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브라질 국채 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헤알화가 아닌 달러화를 기초로 하는 브라질 채권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헤알화 가치가 계속 하락하며 브라질 국채의 투자 위험이 커졌지만 비과세 메리트를 포기할 수 없는 고액자산가들에게 새로운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다. 다만 헤알화로 발행되는 국채에 비해 금리가 낮다는 게 흠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KDB대우증권이 달러화가 기초환율인 비과세 브라질 달러채를 중개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중개하는 브라질 국채는 잔존만기는 10.6년, 만기 수익률은 4.41%(16일 기준) 수준이다. 6개월 단위로 연 8.875%의 이표를 지급한다.
한국과 브라질의 양국간 조세협약에 따라 브라질 헤알화 표시 채권과 동일하게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삼성증권도 지난달 말에 달러표시 브라질 채권 신탁을 내놓은 데 이어 이달 초부터 중개 서비스를 시작했다. 잔존만기는 3.5년~9.4년까지이며 만기 수익률은 1~4%대다.
해외채권을 판매하고 있는 다른 증권사들도 당장은 아니지만 수요가 있으면 언제든지 중개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증권사들이 브라질 달러채 중개를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헤알화 약세다.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고금리 메리트를 가진 데다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었던 점을 앞세워 브라질 채권을 10조원 어치 이상 판매했다. 그러나 헤알화 가치가 계속 하락, 4년 반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환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환율 리스크를 덜어줄 수 있는 대안으로 브라질 달러채를 내놓은 것이다.
김희주 KDB대우증권 이사는 "브라질 채권에 투자하는 이유는 고금리, 비과세 이유에서였는데 최근 헤알화 가치가 약세가 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원금도 손실나고 이자도 적게 받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달러로 표시된 브라질 채권은 금리가 낮은 대신 헤알화 약세에는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원-헤알 환율에 대한 고민으로 브라질 국채 투자에 대한 고민하던 투자자나 달러표시 자산에 관심있던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상품"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헤알화 약세 우려로 브라질 채권에 대한 투자를 망설였던 투자자라면 달러채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만 달러채는 헤알화 표시된 브라질 채권 대비 금리 수준이 차이가 나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현재 KDB대우증권이 판매하는 헤알화 표시 브라질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11%로 중개하는 달러채(4.41%)와 절반 이상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 국채 10년물 3.74% 보다는 높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달러가 이머징 통화 대비 강세라 헤알화를 방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큰 손들의 니즈는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헤알화 표시 채권이랑 금리 수준이 절반 정도 차이가 나 국내 브라질 국채 투자 시장의 일부 정도 성장하는 데 그칠 수 있다"며 "틈새 시장을 구축하는 대체 상품 정도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