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솔린 모델 대비 연비 15%↑…차값은 200만원↑
[양평 뉴스핌=김기락 기자] 현대차 아반떼는 국내에서 ‘국민차’ 이미지가 강하다. 상품성을 비롯해 판매 가격과 경제성 등이 높기 때문이다. 큰 장점은 없지만 어느 누구에게나 무난하다는 보편타당한 장점이 아반떼의 최대 무기다.
20일 타본 아반떼 디젤은 고유가와 수입 디젤차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현대차의 전략 차종이다. 베스트셀링카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 한국식 이코노믹 세단을 선보이려는 게 현대차의 의도다.
아반떼 디젤을 개발하면서 현대차는 디젤 엔진의 느낌을 최소화시켜야 했다. 국내 소비자가 소음 및 진동 등에 상당히 민감하다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연비 등 경제성이 뛰어나더라도 시끄럽고, 덜덜대는 디젤 모델은 가솔린 모델 대비 메리트가 적었다. 또 독일 등 수입 디젤차와 비교하면 국내 디젤 엔진의 성능과 내구성은 한 세대 아래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낮 기온이 35도를 육박하는 이날 아반떼 디젤을 타고 양평에서 여주로 출발했다. 시승 구간은 80%가 고속도로다. 고속도로에서는 디젤 엔진의 소음과 진동이 보다 덜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기계 소리 보다 고속주행에 따른 바람소리가 더 크기 때문.
아반떼 디젤도 그랬다. 디젤 엔진이 전하는 디젤 특유의 거친 소음은 고속도로에서 바람소리와 함께 묻혔다. 진동 역시 일부 정차 구간을 제외하면 느끼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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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반떼 디젤이 가솔린 수준의 정숙성을 갖췄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할 수 있겠다. 디젤 엔진 소음이 거슬리지 않을 정도다. 물론 한 밤 남의 집 앞에서 시동을 걸고 있어도 될 만큼 조용하진 않다. 디젤은 디젤이다. 메르세데스-벤츠 S 클래스 디젤도 가솔린 보단 시끄럽다.
반환점인 여주 솔로모CC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동반석에 탔을 때와 비교하면 디젤차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아반떼 디젤은 최고출력 128마력/4000rpm, 최대토크 28.5kg·m /1900~2750rpm 성능을 갖췄다. 최대토크가 그랜저만큼 높기 때문에 후련한 가속력을 기대했다. 하지만 시속 140km 이상 중고속 구간에선 아반떼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이는 아반떼 가솔린 대비 불어난 공차중량과 자동변속기의 힘 손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반떼 디젤은 가솔린 모델 보다 90kg(자동변속기 기준) 무겁다. 그래서인지 연비에 유리한 고속도로 주행에도 불구 평균 연비는 14km/ℓ로 나타났다. 이 역시 가솔린 모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상품성을 봤을 땐 현대차가 디젤 엔진 정숙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역력하다. 엔진 소음을 줄이기 위한 소재부터 적용 범위 확대, 디젤 연료 분사 방식 등.
다만 가치면에서는 아반떼 가솔린 대비 큰 장점을 찾긴 어렵다. 특별하게 힘이 좋거나, 그렇다고 연비가 뛰어나지도 않아서다. 아반떼 디젤 연비는 가솔린 대비 2km/ℓ 높고 차값은 200만원 비싸다. 연비는 15%, 가격은 10% 높은 것이다. 2000만원 어치 기름 넣어야 300만원 절약하는 셈이다.
가장 높게 평가할 수 있는 점은 현대차가 볼륨 모델에 디젤 엔진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폭발적인 디젤 수입차 수요를 끌어오겠다는 복안이다.
아반떼 디젤은 필요에 의해 시대가 낳은 이코노믹 세단이다. 아반떼 디젤의 경쟁 차종은 다름 아닌 아반떼 가솔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차는 아반떼를 올해 5만대 판매할 계획. 이중 디젤 판매 비중은 1만대다.
아반떼 디젤 판매 가격(자동변속기 기준, 선택사양 별도)은 ▲스타일 1745만원 ▲스마트 1934만원 ▲모던 2090만원이다. 기업체의 업무용 자동차라면 1595만원 짜리 수동변속기 모델이 제격일 것 같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