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통령 공약" 반발, 난항 예상
[뉴스핌=이영기 기자] 9월 정기국회가 개원되면서 정부의 정책금융재편안에 대한 논란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우선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이 사안을 다루겠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선박금융공사 설립과 맞물려 있어 논의의 가닥조차 잡기가 쉽지 않아 갈길이 멀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안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으로 통합되는 정책금융공사의 노동조합은 국회에서 정부안을 담을 법안이 정해지는대로 정부안 무산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2일 개원한 9월 정기국회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 등 급한 현안이 해결된 이후 정부의 정책금융재편안 대해서도 관련 상임위원회가 본격 논의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임위는 국회 정무위원회로 정부의 재편안에 대해 이미 불만을 토로한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이 위원장이다.
지난달 27일 정부가 확정한 정책금융재편안은 정책금융공사를 산업은행에 합치는 것이 골자다.
또 선박금융공사 대신에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 등의 선박금융 관련 조직 및 인력 100여명을 부산으로 이전해 '(가칭) 해양금융 종합센터'를 설립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금공의 진영욱 사장은 이 통합에 대해서 수긍하기 어렵다고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정부가 재편안을 확정발표한 다음날 진 사장은 “뭐가 급해서 공청회도 한번 열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밀실에서 그렇게 할 것까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융위원회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도대체 뭐가 달라졌다는 것인지, 현 체제가 비효율적이라는데 뭐가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딱 집어내지도 못하면서 왜 이런 일을 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충분한 논의없이 개편안을 마련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시한 것으로, 국회의 논의과정에서 여러가지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 발언이다.
하지만 정금공 노조는 진사장의 이런 발언을 바탕으로 정금공이 직접 나서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성욱제 정금공 노조위원장은 "진 사장은 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지만, 정부산하기관으로서 이에 대항하는 적극적인 행동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정금공 노조가 나서 정부안을 적극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 노조위원장은 "법안이 정부안으로 할지 의원입법안으로 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다음주 이후 상임위 활동이 본격화 되고 이 가닥이 잡히면 정책금융재편 법안통과를 저지키 위한 활동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법안통과 저지에 대한 가능성이 5할을 넘을 정도로 낙관적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우리조직의 고집으로만 비춰지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비록 정부 정책을 담은 법안을 개별 조직의 노력으로 막을 전례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졸속 정책안으로서 정부의 안으로서 갖춰야 할 논리나 권위가 전혀 없는 상태라는 설명이다.
우선 김정훈 정무위원장이 산은과 정금공의 통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정부 발표대로 정금공을 흐지부지 없애는 것을 절대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산은·정금공 통합과 함께 정부가 발표한 정책금융 개편안의 핵심을 이루는 선박금융공사 설립 무산을 비판하면서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에서 좀 더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금공 노조는 이번 정책금융재편 관련법안이 국회정무위원회 소관이지만 선박금융공사 설립 등 박 대통령의 공약과 관련된 사안이라 국회전체에서 비중있게 다뤄질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는 측면도 중요하다고 부각시켰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인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선박금융공사’ 설립을 촉구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는 것.
박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나라는 해양국가인 만큼 해운, 조선, 플랜트, 철강, 금융 등 연관 산업 파급효과가 큰 해양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해양산업을 발전을 위해 선박금융공사 설립을 공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정부정책방향이 정책금융 체계개편과 역할 재조정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