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LED '유효', 3D프린터는 '글쎄'…경쟁심화 주의
[뉴스핌=정경환 기자] 최근 전기차, LED, 3D프린터 등이 미국에서 부상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관련 부품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 신성장업종의 성장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향후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수 있음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기차와 조명용 LED 그리고 3D프린터가 신성장 업종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지난 7월 이후,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관련 업체로 2차전지의 삼성SDI가 27.8%, LG화학이 18.2% 그리고 일진머티리얼즈는 45.1% 올랐다. 히터시스템의 우리산업은 무려 92.1% 상승률을 보이며 두 배 가까이 뛰었다.
LED 관련주 중에서는 서울반도체와 포스코ICT가 각각 16.1%, 23.4% 상승했고, 3D프린터의 경우 TPC가 148.6%, 하이비젼시스템이 45.7% 급등했다.
김현용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미국시장에서 올해 전기차 판매 비중이 1%에 근접할 전망"이라며 "LCD TV, 디지털카메라, 스마트폰 등이 그러했듯이 1%를 넘어서는 시점부터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차전지와 LED 업종을 신성장업종으로 봐도 될 것"이라며 "당분간 다른 업종에 비해 아웃퍼폼(OutPerform, 시장수익률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혜 기대감에 관련주들의 주가가 뛰어 오르고 있지만, 업종이나 업체별로 차별화 전략은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3D프린터의 경우에는 아직 뚜렷한 실체를 보여주지 못해 보다 더 신중함을 요구한다는 관측이다.
원종준 라임투자자문 대표는 "조명용 LED가 주력인 서울반도체는 업계 선두업체인 미국의 크리랑 비교해도 뒤질 게 없을 정도로 잘 하고 있어 전망이 밝고, LED솔루션의 포스코ICT도 유망하다"며 "하지만, TV용 LED가 주력인 LG이노텍은 마진률이 좋지 않아 주가 흐름도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3D프린터의 경우에는 현재로선 국내 업체들의 수혜를 기대하긴 무리"라며 "기술력과 규모 면에서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권명준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3D프린터 관련주 상승은 현재로선 기대감 외엔 달리 설명할 수 없다"면서 "다만, 내년에 금속 소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특허가 풀릴 예정이므로 2014년부터는 국내에서도 3D 프린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무엇보다도 업체 간 경쟁 심화는 업종 불문하고 성장을 가로막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익률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원 대표는 "전기차와 LED, 3D프린터업종이 당장 꺾일만한 리스크는 없어 보인지만, 업체 간 경쟁이 격해지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지난해 크게 부각된 모바일게임 업체들의 주가가 현재 부진한 것도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이익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들 업종들이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업들 자체적인 노력 외에 정부 정책 등의 뒷받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신성장업종 대부분이 비용이 많이 드는 게 많다"면서 "보조금 등 정부 정책적 지원이 더해진다면 이는 곧 성장 모멘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