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정부 재정지출의 감소로 4분기 GDP 성장률이 급락할 우려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12일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김 총재는 "매년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지출을 더 많이 해왔던 것은 사실이나 재정지출의 감소로 4분기 성장률이 급락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성장률은 현재의 액수보다도 전년대비 증가율이 중요한데, (성장의) 추세는 지금과 같이 이어간다고 보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세수 확보를 우려하는 일부 언론의 보도도 있지만 한은에서는 정부의 의견대로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기자간담회에서 김중수 총재의 일문일답이다.
▲한은에서 하반기 성장률을 3.7%, 내년 성장률을 4.0% 전망했는데, 3분기 거의 끝나가는데 시장에서는 이에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이에대한 총재의 의견을 듣고 싶다.
-시장에는 매우 다양한 주체가 있기 때문에 일부 시장의 의견이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전망할 당시 2분기 당시 성장을 1.1%라고 속보치로 얘기했는데 잠정치도 역시 그렇게 나왔고, 속보치 당시의 1.1% 보다는 내용이 견실한 쪽으로 나타났다.
지금으로서는 성장세가 당초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게 경로를 추적해서 가고있다고 본다.
성장에 대한 이견이 있는 이유는 우리 성장이 수출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수출의 경우 과거에 비해 우리의 여건이 결코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 선진 경제권 중에서 영국,이태리,스페인 등은 금융 위기 이전 수준까지 경제를 회복하지 못했고, 프랑스나 일본 경우 위기 이전의 GDP 수준을 회복했다. 미국이나 독일은 위기 이전보다 GDP가 3~5% 정도 높은 수준이다.
소비나 주택투자,설비투자 및 정부재정의 역할 등 내수만 보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전망 당시 내수도 포함해 내년 4% 성장한다고 할때 주택, 설비투자 등도 우리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 않다고 본다. 정부의 재정도 마찬가지다. 한은 전망은 내달에 다시 발표 전까지는 현재의 전망치를 유지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군사개입을 다시 언급하며 국제유가 급등의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유가 급등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정학적 리스크 외에도 유가에 영향 미치는 요소들이 많다. 특히 최근 미국의 석유 재고가 줄어들고 있어 유가를 올리는 이유가 됐다.
현재 브렌트유는 배럴당 114달러, 두바이유는 108달러로 한때는 118달러까지도 올라갔는데, 미국 석유재고는 4월에 3억9천500만 배럴에 비해서 지금은 3억6000만배럴로 집계됐다.
지정학적 요인에 대해서는 전망할 수는 없다. 오바마 대통령 기자회견 등에서 어떻게 변할것이냐를 제가 말하기는 어렵다.
9월 들어 국제에너지기구의 유가전망을 보더라도 올해 브렌트유 108달러 정도로, 현재보다 크게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당초에 예상했던 것과 크게 차이나지는 않겠다.
▲다음주부터 QE 테이퍼링 시작할거라 예상하는데 타이밍이나 규모가 어떻게 된다고 보시나. 막상 시작되고나서 외환 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거라 예상하시는지?
또한 시장에서는 재정지출이 감소하면서 4분기 성장이 급속히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에대한 총재의 의견은?
-미국 연준 의사결정에 대해 대답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이미 양적완화 축소는 시간문제라고 주장해왔고 판단했지만, 규모나 우리 원화에 대한 효과를 얘기하기는 어렵다.
국제 금융 기관에서 대충 규모에 대해서 여러 안이 나오고 있다. 단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판단시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에 따라 규모가 결정될 것이고, 이에대해 시장이 매우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 있어서 그것을 고려해서 규모를 정하지 않겠는가 본다.
최근에 다른 화폐에 비해 우리나라 화폐가치의 절상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국제금융시장에서 양적완화 축소 이루어지더라도 비교적 펀더멘털이 건전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영향을 덜 받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올해 1월부터 본다면 우리 원화도 달러에 비해 절하된 상태이고, 중국만이 유일하게 지금까지 올해 달러대비 절상된 상황이다. 다만 지난 한달 사이에는 우리의 절상폭이 비교적 컸다고 본다.
다만 통화당국이 이에대한 경계심을 낮추는 일은 없을 것이며, 매우 세심하게 변화 추이를 보고있다.
-재정지출의 감소로 4분기 성장이 급락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매년 지금 상반기에 지출을 더 많이해왔다. 성장률은 현재 액수보다는 전년에 비해 얼마나 큰 차이가 나는 것인데, 추세는 같이 가지 않을까. 세수가 잘 걷히지 않는다는 일부 보도도 있었지만 정부는 현재 문제 없다고 얘기하고 있고 하반기도 계획대로 간다고 보고있다.
▲자본유출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정책적인 규제 강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다른나라에 비해 (테이퍼링 이슈가) 우리나라 미치는 영향이 매우 작았고. 18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중이다. 우리나라 만큼 일관되게 흑자를 나타내는 나라는 주위에 없다. 우리나라 환율 등이 시장상황 반영하지 않고 저평가 된것도 아니다.
성장 자체도 물론 잠재성장률에는 아직 못미치고 있지만 2분기 전분기대비 1.1%라는 것은 비교적 강한 성장세다. 이러한 점들이 우리의 시장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만들지 않았나 싶다.
자본유출 관련해서 거시건전성 규제를 적절히 하고 있고, 그동안 자본시장에 대한 정책을 실험을 많이 했고, 어느정도 경험을 갖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 제도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인도네시아에서 어려움 겪으며 일본 이외 다른나라 통화 스왑을 원한다는 추측 기사가 보도됐다. 혹시 한국에서 인도네시아의 요청을 받은 적 있는지? 혹은 통화 스왑을 고려하고 있는지?
-저는 그 사실은 잘 모르고 있었고,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랑 긴밀한 관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 MOU 체결하자해서 얘기를 하고 있지만 통화스왑에 대해서 우리측에 요청은 저로서는 알고있지 못하다. 그때가서 판단할 얘기이지 사전적 판단은 적절치 않다.
▲신흥국에서는 금리 인상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고 계신지? 한은 금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현재로서는 우리 나름대로 경제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다른 신흥국이 움직였다해서 우리도 같이 움직이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은에서 내놓은 총액한도대출이 생각만큼 잘 안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이유나 개선점은? 리먼사태 5년 맞으면서 우리가 가져가야할 교훈 ?
-총한도대출을 지난 4월달에 말씀을 드리고 6~8월이 3개월간 진행했다. 당초 3개월간 은행에서 이렇게 하겠다하고 대출 총계가 2조 5000억원이고, 6월은 첫달이라 265억원, 7월 792억원, 8월 1785억원으로 당초 계획보다 부진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시작부터 일시에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 생각지는 않았다. 싼 이자율에 대출해준다는 얘기는 담보가 부족하고 실적이 나빠도. 신용 낮은거에 대한 보상을 해준다는 의미인데,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던 것이다. 은행 여신심사에도 시간이 걸리고, 신규 대출자 찾기도 어려워 신제품 인증서를 보유하는 조건 포함시키자는 제안이 있었고 대상 기업을 확대하고 있다.
▲7월 전망에서 3분기 성장률을 가장 높게 말했는데? 3분기 1% 넘는 성장을 예상하시는건가?
2분기를 전망할 당시 1.1%만큼 높게보지는 않았다. 2분기가 좀 높았기 때문에 아마 3분기가 성장률 자체는 좀 낮을 수도 있다. 내달에 좀더 자세한 분석을 통해 말씀드리겠다.
▲리먼 사태 5년, 우리가 가져가야할 교훈은?
리먼사태 이후 금융규제가 국제적으로 강화됐다. 은행 뿐만 아니라 그림자 금융에 대해서도 유사한 규제를 하고있다. 리먼 때 배운 것이 모든 금융기관을 포함해 경제활동이 글로벌 경제에서 상호 의존적이라는 점이다. 금융 규제에 대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서 같은 위기 재발을 방지해야한다.
미국 출구전략까지는 1년 정도가 더 걸릴 것 으로 보이고, 유로존이나 영국, 일본 등 다른 나라가 금리 인상을 언제 할지도 문제다. 앞으로 2~3년 정도 걸린다고 보고있다.
▲통화정책 방향 종합 판단에 지난달보다 대외 환경은 강조되고 국내 추경이나 금리 인하 관련해서는 좀 완화된 느낌인데?
-전에는 양적완화 축소의 시기가 문제였지만 지금은 규모도 중요하다. 그 영향에 대해 깊이 보겠다는 차원에서 '깊이 유의'라는 표현 쓴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나타나기 때문에 지금은 나름대로 판단할 수있는 시기가 되었다 싶어서 '면밀한'이라는 단어를 뺐다.
▲우리도 금리 정상화 차원에서 본다면 해외 요인들이 금리 인상 시점이 될 것이다. 해석이 되는데 그렇게 봐도 되는건지?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와 출구전략을 구분해야 한다.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끝날때는 실업률이 7%쯤 되지 않겠는가 하고, 그게 내년 상반기까지로 보고있다. 출구전략(금리 인상)은 2016년에 가서 시작할 거라고 보고 있다. 유로존, 영국, 일본 등은 미국 보다 늦게 시작하기 때문에 2~3년이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