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로 한국거래소·증권업계 비명 계속
[뉴스핌=서정은 기자] 1위를 수성하던 한국거래소의 선물옵션 거래량이 불과 2년새 11위로 주저앉았다. 이와 달리 중국은 세계 파생시장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그래픽=송유미 미술 기자> |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거래소의 파생상품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9.2% 급감한 4억3000만계약을 기록했다. 거래량이 줄어드니 거래량 순위 또한 2011년 1위에서 지난해 5위, 올 상반기에는 11위로 연이어 밀려났다.
거래소 측은 코스닥200 옵션 거래승수 인상을 감안한다면 실질거래량은 9.7%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마저 석연치 않다. 같은 기간 전세계 파생거래가 14.8% 늘어난 것을 생각한다면 약 5%포인트 가량 낮은 성장세이기 때문이다.
옵션승수 인상 이전인 지난해 상반기에도 우리나라 파생상품 거래량은 30.2%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전세계 파생상품 시장의 거래량이 5.1% 줄어든 것보다 훨씬 컸다.
속절없이 추락하는 국내 시장과 달리 무섭게 치고올라오는 국가가 있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해 국가별 파생 거래량 순위 6위에 머물었다 올해들어 3위로 급상승했다. 일반상품 파생상품 거래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전체 파생상품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0%로 지난해 15.6%보다 늘었다.
상품군별로 봐도 중국CSI300선물 거래량은 119% 급증했고 일본닛케이225mini선물은 114.4% 급증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제공> |
문제는 파생시장의 추락이 현물시장, 더 나아가서는 국내 증권업계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8월 사이 1783억원에 달하던 수수료(현물수수료 771억원, 파생수수료 1012억원)는 올해 같은기간 1458억원(현물 602억원, 파생 856억원)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태를 바꾸지 않으면 추락속도는 가속화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은 웬만한 상품이 다 출시돼 이렇다할 새로운 상품이 없지만 중국은 이제 시장을 키워나가는 상황이라는 거다.
개인투자자들의 이탈, 금융감독당국의 규제 기조는 이런 문제점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이달 채권선물이 상장되고 내년 4월엔 옵션상품도 상장될 예정이라 몸집이 계속 커질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지금이 맥시멈 수준인데 이를 잡으려 당국에서는 규제를 들이대려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최근들어 개인투자자들이 떠났는데 그 부재를 기관들이 메워주지 못하고 있다"며 "새로운 상품이 상장되고 기관들이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터가 생기지 않으면 이런 추세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장외 파생시장은 살리되 장내파생은 규제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금융감독원 금융투자국 관계자는 “주식 관련 파생상품은 과거에 너무 비대해져 규제를 통해 현재 정상 궤도로 회귀하고 있다"며 “세계 1위 거래량은 비정상적인만큼 당분간 현행 규제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