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거부 후 하원 송부, 17년 만에 정부폐쇄 가능성 높아져
[뉴스핌=주명호 기자] 미국 하원이 세 번째 잠정예산안을 가결시켰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건강보험개혁법안(Affordable Care Act·오바마케어)을 유예하는 안을 포함시키면서 연방정부 폐쇄가 임박했다.
이미 오바마 대통령 및 상원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이 반대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상원이 다시금 거부 의사를 밝혀 정부 폐쇄가 17년 만에 다시 재현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9월 30일(미국 현지시각) 밤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은 오바마케어 법안을 1년 유예하는 방안을 담은 3번째 2014회계연도 잠정예산안을 찬성 228표 반대 201표로 가결시켰다.
이에 이전부터 오바마케어 연기에 반대 입장을 보였던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예산안 통과를 다시금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원 의원들은 우리 시간으로 오후 10시 30분 회의를 가진 후 54대 46으로 예산안 거부를 결정하고 다시 하원으로 송부했다.
예산안이 가결되기 전 오마바 대통령은 "연방 정부 폐쇄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공화당 하원 의원들에게 "이와 관련 없는 논쟁적인 요구를 포함시키지 말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후 상·하원 양당 대표들을 불러 타협점을 찾으려 시도했지만 합의를 도출하는데 실패했다.
만약 미국 동부시각으로 자정까지 상원이 예산안을 가결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최종 승인을 내리지 않으면 연방정부 폐쇄는 17년 만에 현실화된다. 백악관에 따르면 정부 폐쇄가 결정될 경우 290만 명에 달하는 공무원 중 80만 명이 일시해고 조치를 당하게 된다. 반면 국가 보안활동, 항공 및 우편, 법집행 등 정부 업무는 그대로 유지된다.
정부 폐쇄 우려에 금융시장 내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7주 래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전날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