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EU 렌, "미국도 본받아야"
[뉴스핌=주명호 기자] 예산안 합의 실패로 연방정부 일부 폐쇄(셧다운)라는 결과까지 초래한 미국과 달리 대승적 합의를 통해 신속히 예산안 문제를 처리한 네덜란드의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 부채한도 증액 마감시한이 이틀 밖에 남지 않은 미국도 이런 네덜란드 정치권의 결단을 본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11일 네덜란드 정부는 2주 간의 협상 끝에 60억 유로 규모의 예산 삭감안이 포함된 2014년 예산안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민주당과 노동당이 타협을 통해 기독민주당, 녹색당 등 주요 야당들의 동의를 이끌어낸 결과다.
긴축안의 주된 목적은 유럽연합(EU)이 권고한 부채 기준 상한선을 맞추기 위해서다. EU는 회원국들의 부채 기준을 자국 국내총생산의(GDP) 3%로 설정하고 이에 맞는 예산 정책을 실시할 것을 회원국들에게 요구해왔다.
이번 합의에는 자유당인 마르크 뤼터 총리와 노동당 예룬 데이셀블룸 재무장관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 특히 데이셀블룸 장관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WB) 연차총회 일정을 취소하면서까지 예산안 합의를 위해 힘썼다. 데이셀블룸 장관은 현재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의 의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예산안 합의 문제로 협상을 지속 중인 미국 정치권도 네덜란드의 행보를 본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 또한 네덜란드의 예산안 합의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올리 렌 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 또한 같은 견해를 내비쳤다. 14일(현지시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렌 위원은 "(네덜란드의 예산안 합의는) 타협 없는 벼랑 끝 정쟁을 뛰어넘은 책임성의 승리"라고 표현했다. 그는 합의의 주역인 데이셀블룸 장관을 칭찬하며 "이번 합의가 미국 정치권에게 예산안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지에 대한 힌트를 줬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