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현미 기자] 서울대학교병원의 비상경영 방침을 둘러싼 노사간 갈등이 결국 파업으로 이어졌다. 병원 노동조합은 23일 총파업에 들어갔다. 2007년 이후 6년만이다.
사진=김학선 기자(yooksa@newspim.com) |
◆ 응급실·중환자실 제외 전면 파업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에 따르면 병원과 노조 측은 이날 2시부터 한 시간 가량 실시된 최종 실무교섭에 실패했다.
노조는 오후 5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2007년 10월에 연봉제 등의 문제로 6일간 진행된 파업 이후 6년 만이다.
파업에 참여하는 병원은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과 강남건강검진센터,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보라매병원 3곳이다.
전체 조합원 1400여명 가운데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에 근무하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350∼4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한다.
병원 측은 대체 인력과 비노조원 등을 투입해 환자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병원 관계자는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유지 업무의 기능 정상화를 비롯해 진료에 차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무과와 검사실, 콜센터 등 환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처리 시간 지연 등의 불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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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경영 단행 후 갈등 심화
노조는 지난 6월부터 선택진료제 폐지와 임금 총액 13.7% 인상, 비정규직 정규화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교섭을 벌였다.
지난 6월 27일 첫 교섭을 시작으로 총 45회에 걸쳐 협상이 이뤄졌지만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두 차례 조정안도 무산됐다.
특히 지난 8월 사측이 경영난을 이유로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하면서 갈등을 더욱 커졌다.
병원 측은 지난해 의료 손실이 480여억원 발생한 데 이어 올해에도 68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주장하며 임금 동결 등의 비상경영을 단행했다.
노조는 암센터 증축 등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회계 장부상 적자 발생의 책임을 노조원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반발했다.
노조는 “병원이 비상경영을 핑계로 저질 의료재료를 도입하면서 수천억원대의 신축 공사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비상경영은 돈벌이 진료를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병원 측은 “병원 경영 여건의 지속적인 악화가 예측되는 상황”이라며 비상경영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노사 양측은 파업 기간에도 계속 협상을 가질 방침이다.
노조는 사측에 교섭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도 조속한 해결을 위해 교섭에 나설 뜻을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조현미 기자 (hmch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