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급격히 상승...내년 업황 회복이 관건
[뉴스핌=한기진 기자] ‘A등급’ 한진해운 회사채가 증권사 창구에서 ‘급매물’로 팔려나가고 있다. 최근 불거진 자금난 우려가 그대로 반영돼 금리가 8%대로 급격히 올랐기 때문이다.
형제기업 대한항공이 1500억원을 긴급 수혈해주기로 하고, 해운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한진해운 회사채가 팔리고 있다. 반면 대한항공으로 우려가 확산될 수 있고, 해운업황이 회복되지 않으면 유동성 위기가 반복될 것이라는 경계감도 만만치 않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 KDB대우증권 등 몇몇 증권사들은 한진해운 A-급 회사채 71-1과 76-1의 마지막 물량을 적극 팔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잔여 물량이 각각 3억원, 13억원(10월30일 기준)어치가 남아 있다.
한진해운 회사채 71-1(잔존기간 8개월)은 표면금리 4.95%가 매매금리 8.00%, 76-1(잔존기간 1년7개월)은 표면금리 5.25%, 매매금리 8.30%로 최근 크게 올랐다. 연 수익률로 따지면 각각 8.59%와 8.95%로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금융투자협회의 채권거래시스템을 보면 이날 거래된 A- 등급 회사채는 유니온스틸38, 금호석유화학143-1, 포크코플랜텍5-2 등 3종류로 각각 평균수익률은 3.80%, 3.71%, 3.77%였다. 한진해운보다 금리가 크게 낮다. 신용등급은 같지만 유동성 우려가 반영돼 시장금리가 크게 올랐다는 의미이다.
한진해운과 마찬가지로 유동성 우려가 제기된 현대상선 회사채 역시 지난달 30일 최고 15.48%까지 뛰어오리기도 했다.
이와 달리 규모는 작지만 유동성 문제가 없는 SK해운 회사채 19(잔존기간 1년3개월)는 4.07%에 거래되고 있다.
한진해운은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의 자금 지원과 영구채 발행 등으로 단기적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시각이 다수다. 하지만 내년 해운업황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또다시 자금난에 빠질 것이라는 예상도 만만치 않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영구채 발행은 문제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 해운시장이 올해와 같다면 또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도 “해운업의 중심지인 유럽에서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 각종 지표가 석달 전부터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진해운은 내년 도래하는 유동성 단기차입금이 최소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채비율도 지난 2010년 240%에서 2011년 389%, 2012년 697%, 올 6월 말 현재 부채비율은 775%에 달한다. 대한항공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았고 영구채로 4억달러를 조달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