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비 산정도 안 끝나..설익은 공약의 폐해
[뉴스핌=한태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렌트푸어를 위한 첫번째 공약인 '행복주택' 사업이 난항이다.
당초 정부 발표대로 연내 1만 가구 착공은 커녕 공사비조차 제대로 산정되지 않은 실정이다. 사업지로 선정된 지역에서는 주민 반발만 극심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후보자 시절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대선 공약을 발표했다. '행복주택 프로젝트'는 경제분야 렌트푸어 첫번째 공약이다.
이 프로젝트는 철도부지 위에 인공 대지를 조성하고 그 곳에 아파트와 기숙사, 상업시설을 건설하는 신개념 복합주거타운을 건설한다는 것.
당시 박근혜 후보자와 새누리당은 '새누리의 약속'으로 임기 5년간 약 20만 가구의 행복주택을 짓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셋값 폭등과 임대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국민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박 후보자와 새누리당은 '새누리의 실천'으로 "2013년 하반기부터 시범적으로 5개소에 1만 가구를 착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기 어려워 보인다. 대선공약을 발표한 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행복주택 1만 가구에 대한 첫 삽을 뜨기는커녕 건설비용조차 오락가락하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공공택지기획과 관계자는 "행복주택 건축비는 아직 산정되지 않았고 설계가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4일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 박수현 의원은 서울 오류·가좌지구 행복주택 건축비가 3.3㎡당 1700만원대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건축비가 아직 산정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고 한 달이 돼가고 있지만 정부는 행복주택 건축비조차도 제대로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6일에는 주먹구구식으로 행복주택 건설비용을 산정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정부의 내년 예산안을 검토한 국회 예산정책처가 행복주택 건설비용 예산에 대해 '부적정' 판정을 내렸던 것. 지역마다 다른 건설 부지를 생각하지 않고 건설비용을 3.3㎡당 660만원으로 일괄 책정한 게 문제였다.
건축비 산정이 끝났다 해도 연내 1만 가구 착공은 어렵다. 정부는 주민 반대가 크지 않은 서울 오류·가좌 지구부터 우선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지역 행복주택 규모는 1862가구(오류 1500가구, 가좌 362가구)에 불과하다. 1만 가구엔 한참 못 미친다.
시민단체에서는 행복주택 추진이 지지부진한 이유로 탁상행정을 꼽는다. 사업에 대한 주민 찬·반이 갈리는 사안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또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설익은 공약을 내놓은 것도 지적했다. 특히 시민사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을 강력히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감시팀 최승섭 부장은 "행복주택 사업의 지지부진은 현 정부의 소통 부족을 여실히 드러낸다"며 "주민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밀어부치다 보니 사업이 추진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지난해 대선 공약을 발표할 때 시민사회에선 예상 건축비와 주민 의견 수렴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공약을 검증하려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설익은 상태에서 공약을 발표하다보니 아직도 건축비를 산정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처:국가기록원 대통령 기록관,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경제분야 렌트푸어 첫번째 공약으로 '행복주택 프로젝트'를 내세웠다. |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