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물 갈아타고 리스크 대비 옵션거래 봇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국채시장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장기물에서 단기물로 갈아타는 데 잰걸음을 하는가 하면 갑작스러운 손실이 발생할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옵션 거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오는 14일로 예정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차기 의장 지명자의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시장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적극 대비하고 나서는 모습이다.
(출처:신화/뉴시스) |
12일(현지시간) 펀드평가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9월 말까지 중장기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서 618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만기 3년 이내 단기물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는 462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 됐다.
단기물 국채와 시장금리 상승에 대해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하이일드 본드로 자금 이동이 활발하다.
RBS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한 주 동안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22억달러로 3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로는 7억5279만달러가 순유입 됐다.
채권 투자에 따른 손실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점차 높아지는 상황이다. 200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연 평균 6.3%의 수익률을 올린 미국 채권시장이 올해 연간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모닝스타의 마이클 로슨 펀드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충분한 수익률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중장기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 손실을 헤지하기 위한 옵션거래도 급증하는 양상이다. 헤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옵션 프리미엄이 1년래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10년만기 국채 투자 손실을 헤지하기 위한 3개월물 옵션 프리미엄이 지난 6월 연간 저점인 10%에서 최근 17%로 치솟았다.
도이체방크의 알렉산더 코시크 채권 전략가는 “채권시장에 누적된 잠재 리스크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매우 고통스러운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이며, 연준이 조만간 패닉장의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RBS의 윌리엄 오도넬 국채 헤드는 “투자자들은 채권 수익률이 어느 순간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포트폴리오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