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의료기기 발판 스마트 헬스케어 확대
[뉴스핌=이강혁 기자] 고혈압, 당뇨병을 앓고 있는 80세 나고령(가명)씨는 거동이 불편해 외출이 어렵다. 정기적으로 병원 진료와 처방을 받아야 하지만 직접 병원에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집안에서 의료 서비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고령씨와 함께 사는 딸 효녀(가명)씨가 최근 '홈 원격진료' 서비스 컨텐츠가 적용된 스마트폰을 구입하면서 생긴 변화다.
효녀씨는 스마트폰과 함께 구입한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를 통해 자신과 가족의 건강관리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를 통해 수집된 건강정보는 TV나 PC와 연동되면서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저장되고 관리된다. 이상신호가 있으면 곧바로 주치의에게 원격으로 통보돼 진료와 처방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통신사에서 내놓은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하면 미국이나 유럽의 병원과도 스마트기기를 통해 원격으로 진료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이 발전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하나의 현상을 가정한 이야기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은 초보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멀지 않은 시간 내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은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단적으로 원격진료의 경우 이용률이 전체 인구의 20%로 성장하면 시장 규모는 2조원대가 전망된다. 관련 장비시장이나 고용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헬스케어 산업이 발전하는 데는 전자업계의 공격적인 행보가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기기와 모바일 네트워크 기반의 다양한 기술과 제품 개발 시도가 확대되는 추세다. IT(정보기술)와 BT(생명공학기술)의 융합화 시도는 정부 차원에서 밀고 있는 차세대 사업이다.
특히 삼성이 헬스케어 사업을 차세대 먹을 거리로 집중 육성하면서 속도감은 상당하다. 모바일은 물론 TV, PC 등 가전제품 전반에서 헬스케어 사업과의 연계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삼성은 이미 의료기기 사업에 상당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헬스케어를 전사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로 가져가기 위한 발판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올해 첫 사업 시작부터 이 분야의 인수합병(M&A)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이동형 CT 장비 부문의 글로벌 리딩업체인 뉴로로지카(NeuroLogica)를 인수한 것이다. 삼성메디슨의 디지털 엑스레이, 초음파 영상진단기, 체외진단기 등과 더불어 삼성의 의료기기 제품군은 20여 종으로 확대된 상태다.
삼성 관계자는 "5대 신수종 사업의 하나인 만큼 의료기기 전반으로의 빠른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며 "의료기기 사업분야에서도 고객과 환자에게 삼성만의 차별화된 프리미엄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의 이같은 의료기기 사업 강화는 단순하게 의료기기 개발과 사업 확대의 측면뿐만 아니라 최대 강점인 스마트 기반의 헬스케어 사업 확대를 의미한다.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인 손영권 사장은 지난달 초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미국에서 개최된 'K-테크@실리콘밸리 2013'에서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을 미래 신사업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의 발달로 일반인들이 모두 슈퍼컴퓨터를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 됐고 이를 이용한 미래 정보기술(IT)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갤럭시 기어와 같은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건강을 점검,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기술을 발달시키겠다는 얘기다.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connected device)와 주변 맥락을 인식하는 기기(context-aware device)를 통해 '빅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사회와 산업이 움직이는 방향에 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손 사장의 설명이다.
한편, 글로벌 기업들의 헬스케어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미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제너럴일렉트릭과 필립스, 지멘스 등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새로운 비즈니스로 헬스케어 사업의 비중을 강화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인텔과 IBM 등도 가정용 모바일 분야를 중심으로 정보통신, 반도체, 가전을 한데 묶은 통합 헬스케어 사업을 신성장 동력원으로 정하고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이 의료기기 사업을 발판으로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한껏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