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유출 사태에 역량 총투입, 신사업 추진 부담
[뉴스핌=한기진 노희준 기자] KB금융그룹발(發) 금융권 인수합병(M&A) 냉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상 초유의 개인정보 유출사태의 책임을 지고 KB금융지주,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등 경영진 27명의 일괄 사태로 중대 사업들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임영록 KB금융 회장에게도 책임의 화살이 향하고 있어 신사업 전략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관측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이번 주 LIG손해보험 인수와 특별팀(TF)을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A 등 전략을 책임지는 부사장이 이번 경영진 일괄 사퇴에 포함돼 사업이 진척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KB금융 관계자는 “LIG손보 인수 특별팀은 원래 구성하려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KB금융 관계자는 “지주 경영진이 일괄 사의를 표명한 것은 배수진을 치고 사태 수습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미”라며 “전략 담당 부사장은 계속해서 M&A업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현재 지주사 집행임원 10명, 이건호 KB국민은행장 등 은행 임원 8명,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 등 카드사 임원 9명 등 총 임원 27명이 사의함에 따라 사실상 경영권 ‘공백’ 상황이다.
M&A는 경영진의 의사결정 과정이 쉽지 않고 사외이사들의 동의를 얻는 데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KB금융은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
임영록 회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수습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처지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사태 해결에 매달려 있고 정부는 내일 카드사 정보유출 재발방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대책이 나오면 임 회장은 그룹차원의 정비와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한다.
사의를 밝힌 경영진 가운데 선별적으로 사표를 수리하면 앞으로 인사태풍도 예고되고 있다. 임 회장은 이날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정보관리최고책임자(CIO)를 불러 긴급 회의를 했다.
신제윤 위원장이 관련된 전(前)임원부터 징계하기로 한다고 밝혔고 금융지주사 수장도 금융권 신뢰추락의 책임을 져야 해 임 회장은 당분간 사태 수습에만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LIG손보, 동양증권, 현대증권 등 KB금융이 관심 가질만한 대상은 매각 작업에 시동이 걸렸다.
시중은행 M&A 담당 모 부행장은 “금융지주사는 적정 가격에 맞는 매물을 찾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매우 어렵다”면서 KB금융이 M&A를 시도하는데 많은 고충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