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본부 직속 '글로벌 체계 개선' TF 가동 中
[뉴스핌=노희준 기자] KB국민은행이 글로벌 사업체계의 대대적 수술에 나섰다. 해외 점포를 상시 순회 점검할 리저널 매니저(Regional manager; 지역매니저)를 두고, 해외 점포에 대한 개별 본부의 책임과 통제를 강화하고자 주요 본부 밑에는 해당 업무의 글로벌 팀도 신설했다.
![]() |
<자료=다트, 분기보고서 (2013.09)> |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본부의 전략본부 직속으로 '글로벌 체계 개선' 태스크포스팀(TF)를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불거진 여러 글로벌 사업 관련 미비점을 보완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대로 된 해외 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다.
우선 리저널 매니저 제도를 도입했다. 보통 리저널 매니저는 글로벌 은행들의 지역 총괄 조직이다. 이를테면 한국, 일본 등 개별 국가의 네크워크를 총괄하는 싱가포르에 있는 아시아 헤드쿼터(본부)의 책임자 자리다.
국민은행의 리저널 매니저는 이와 다소 다르다. 몇 개의 개별 국가를 지역별로 묶어 지역매니저를 두기보다는 중요한 해외 점포를 대상으로 리저널 매니저를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일단 글로벌 체계 개선 TF 밑에 2명의 리저널 매니저를 뒀다.
아직 해외 네크워크를 어떻게 조직해 2명의 리저널 매니저를 배치할지는 미정이다. 현재는 현지 진출의 국내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과 현지 고객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으로 구분하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이다. 선진국 점포보다는 신흥국 점포가 더 관심의 초점이다.
국민은행 한 임원은 "현재는 출장한번 갔다 오는 것도 쉽지 않은데 그렇게 해서 어떻게 제대로 현지를 파악하겠느냐"며 "해외 중요 사이트에는 1년의 3분의 2이상은 나가 있고 가끔 서울에 와서 현지 상황을 보고하고 정리해서 또 나가는 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리저널 매니저는 해외영업점의 상시 순회 점검을 통해 주요 사항을 경영진에 보고하고 본부 소속의 글로벌 업무 전담 팀에 대한 현장감 있는 업무 지원을 할 것"이라며 "국외 영업점 경영관리의 문제점을 조기에 인식할 수 있고 신속한 대응방안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이달 초 팀원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주요 개별 본부 밑에는 글로벌팀을 따로 만들었다. 가령 여신심사본부에 글로벌 여신심사팀을 두는 식인데, 개별 리스크본부, IT본부 등 주요 부서에는 글로벌팀을 신설했다.
이는 해외 업무에 대한 개별 본부의 책임성을 명확히 하자는 취지다. 그간 해외 사업은 글로벌 본부에서 주로 주도하다 보니 개별 본부의 관심이 떨어져 관리감독이 부실해지는 문제를 노출했다. 앞으로는 지역매니저가 이런 글로벌 팀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관련 업무에 나선다.
국민은행이 글로벌 사업의 대대적 개편에 나서는 것은 지난해 여러 해외사업 잡음 등을 계기로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할 것은 하면서 해외 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전략본부 직속으로 글로벌 체계개편 TF를 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앞의 국민은행 임원은 "전에는 글로벌은 글로벌에서만 하는 인식이 강했는데, 이제는 전행적으로 자원을 투입해 제대로 해야 한다는 인식"이라며 "해외사업은 현재 플랫폼이 굉장히 미비하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글로벌 담당 부장은 "국내은행은 해외 비즈니스가 아직 크지 않아 리저널 매니저를 두는 곳은 없는데 해외 네트워크가 크지 않은 국민은행이 둔다고 하니 조금 생소하다"면서도 "해외 업무를 꼼꼼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의미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