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저금리 기조에 회복 낙관 ...미국은 자금 '썰물'
[뉴스핌=권지언 기자] 미국 투자자들이 올 들어 유럽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로 성장 모멘텀이 한풀 꺾인 미국 주식시장과는 달리 유럽중앙은행(ECB)의 저금리 유지 전망에 유럽 회복 역시 힘을 받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23일(현지시각) 시장조사업체 EPFR글로벌에 따르면 올 초부터 2월19일까지 미국 투자자들이 유럽 주식펀드에 투입한 자금은 243억달러(약 26조982억원)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펀드에서 50억달러가 빠져나간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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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밸류펀드 펀드매니저 제이미 도일은 "연준의 테이퍼링 정책이 미국 주식시장에는 역풍이 될 것"이라며 유럽에서는 상대적으로 테이퍼링 같은 걸림돌이 없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중 올해 자금 유입규모가 가장 많았던 주식펀드 네 곳 중 세 곳이 유럽관련 펀드다. 해당 펀드들인 뱅가드 FTSE유럽, 아이셰어스 MSCI EMU, 뱅가드 FTSE선진국시장 ETF로 새로 유입된 자금만 해도 42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유럽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 유럽국들의 우량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국적 석유회사 로열 더치쉘과 독일 제약사 바이에르에 집중 투자한 미국 티로우 프라이스그룹 펀드매니저는 "유럽 침체로 가격이 저평가 된 세계적 기업들이 유럽에 포진돼 있다"고 말했다.
저가 매수에 관심을 보였던 투자자들은 아일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같은 부채 위기국들에 주목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중심국들이 대부분 침체에서 벗어났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여전히 2008년 기록했던 고점을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 주변국에 기회가 있다"고 강조한 블랙록은 스페인과 그리스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아일랜드 건설사 킹스팬그룹과 네덜란드 국제고용서비스 업체 랜드스태드 홀딩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주가는 지난 한 해 각각 60%, 46%씩 급등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