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가공지역' 인정이 관건…美·EU 등 주요국과 협상中
[뉴스핌=김지유 기자] 정부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게 해외 수출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 으로 인정하는가에 따라 관세혜택 등이 달라져 해외진출 판로개척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개성공단 123개 입주업체 중 80~90% 정도가 OEM 형태로 국내 납품만 하고 있다. 수출을 하고 있는 업체는 극히 미미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일 서울 코트라에서 이들 업체들에게 수출을 독려하기 위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해외마케팅지원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는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기업 20여 개가 참여했으며 코트라의 수출 첫걸음 지원사업, 해외전시회 사업, 무역협회의 남북경협기업 마케팅 지원사업, 수출 스타트업(Start-Up) 프로그램이 소개됐다.
다채로운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입주업체들은 선뜻 해외진출에 나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요 생산품인 의류·섬유의 경우 세계적으로 관세율이 높아 경쟁력을 갖고 수출되려면 관세혜택 여부가 중요하다. 개성공단의 경우 FTA 발효 수출국으로부터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받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발효된 FTA 국가중 이를 인정받은 곳은 싱가포르, EFTA, ASEAN, 인도, 페루 5곳에 불과하다. 미국과 EU, 터키는 현재 역외가공위원회가 협상 중에 있다. 미국, EU 등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수출 전망이 달라지는 것.
무역협회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의류·섬유는 보호를 많이해서 특히 관세가 높다"며 "미국의 경우 10%의 고(高)관세를 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EU와 각각 한차례, 두차례의 위원회 협상 진행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정치·국제관계 상 북한 정부에 '선(先) 핵포기'를 제시하는 국가들이기 때문에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정된 내수시장으로만은 제값 받기도 어렵고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 같아서 더 많은 기업들의 눈을 수출쪽으로 돌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요 타겟국가인 미국, EU 등은 원산지표시 등과 관련, 개성공단제품이 역외관세혜택을 받으려면 추가적인 협상이 이뤄져야 하는데 북한 핵 때문에 역외가공위원회의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해결방법은 정부 측에서 협상을 계속해 나가는 것 뿐이겠지만, 개성공단의 경우 단순 경제적인 측면 외에도 정치적인 면 등 복잡다변한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에 업체의 기대와는 달리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코트라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해당 국가들과 타결을 봐야 되는 부분"이라면서 "개성공단이 역외가공지역 인정을 받는 것이 우선이 돼야 수출 통로가 뚫릴 것이다로 생각이 모아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해결책을 제시해서 (해결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설명회에 참가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말 언론에서 한-미 FTA와 관련 개성공단 역외가공위원회 협상 관련 보도들이 나오더니 그뒤로 소식이 없다"며 "미국이나 영국에 수출을 하고 싶은데 (관세율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일전에 미국 바이어와 거래를 하기로 결정된 적도 있었지만 그런 면 때문에 결국 수포로 돌아간 적도 있다"며 "미국 바이어와 그렇게 엎어지고 나니까 다른 바이어들과의 관계에서도 부작용이 발생하더라"고 말했다.
중국도 입지·규모 등의 조건으로 인해 기업 관계자들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시장이지만, 아직 한-중 FTA가 협상 중에 있어 업체들은 선뜻 수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설명회에 참가한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입주기업들이 중국시장 진출에 관심이 많다"며 "한-중 FTA 타결이 대충 언제쯤 되는 것이냐"고 질문을 하기도 했다.
한편, 한-중 FTA는 오는 17일부터 서울에서 제10차 협상이 진행된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