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정지 이통사들 '엇갈린' 행보
[뉴스핌=김기락 기자]이통통신사가 사업정지에 들어가면서 KT와 SK텔레콤의 엇갈린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사업정지 중인 KT는 황창규 회장이 ‘집안’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SK텔레콤은 고객 서비스를 확대하는 행보를 취하고 있어서다.
황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벌어진 KT ENS 사기 대출 혐의 및 1200만명에 달하는 고객 정보 유출 등으로 인한 기업 이미지 회복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황 회장 스스로 KT 내부 체질을 개선하고,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의지라는 게 관련 업계 시각이다.
황 회장은 최근 KT 상무보 이상 270여 임직원을 모아놓고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글로벌 1등 KT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황 회장은 “기술개발, 상품, 유통∙마케팅, 고객서비스 등 경영활동 전반에서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으면 KT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참석한 임원들은 ▲고객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법규와 기준을 엄격히 준수하며 ▲국민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해 ‘글로벌 1등 KT’를 달성한다는 실천 서약을 했다.
KT 관계자는 “1월 신임 회장으로 오신 후 KT 안팎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며 “황 회장이 훼손된 KT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당분간 주력할 것”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황 회장은 KT 홈페이지에서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난 후 7일, 대국민 사과문를 발표하는 등 위기에 직접 나서는 모습을 보여왔다.
반면 SK텔레콤은 내달 5일부터 5월 19일까지 사업정지 기간인 만큼, 사업정지 전 고객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새로운 고객 서비스 전략과 본원적 경쟁력을 갖춰 시장 점유율 50%를 사수하겠다는 복안이다.
SK텔레콤은 5월 말까지 가족 고객 2~5인이 휴대폰 결합 시 콘텐츠·멤버십 관련 추가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가족끼리 묶는 서비스를 통해 가입자 유치에 나선 것이다.
실제 지난 주말 서울 시내 SK텔레콤 판매점에서는 ‘통신사 중 오직 SKT만 정상 영업중’이라는 현수막을 걸고 영업 중이었다. 대리점 관계자는 “SKT가 사업정지를 앞두고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결합 상품 등 가족 할인 등 상품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마다 사업정지 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영업 전략을 수립 중”이라며 “현재 KT가 사업정지 중이지만 오히려 새로운 전략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사업정지 중인 LG유플러스 역시 상품 결합을 통해 가입자 확보 중이다. 몇몇 LG유플러스 대리점에서는 ‘영업정지 대박 행사 인터넷+집전화+TV 현금 50만원’ 등 현수막을 걸며 휴대폰을 제외한 상품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이통사는 휴대폰 불법 보조금 지급에 따른 사업정지를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받았다. 황 회장을 비롯해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이르면 이주 이통 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