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위안화 약세시 손실 확대 전망
[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위안화 약세로 인해 중국의 파생금융 상품인 TRF에 대한 리스크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TRF(Target Redemption Forwards)는 위안화 절상에 따른 중국 수출 기업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은행이 판매한 환헤지 파생 상품을 말한다.
하지만 최근 갑작스런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TRF의 손실 리스크도 불거지고 있다. 과거 한국의 키코(KIKO)와 같이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면 수익금을 받지만 역으로 특정 수준 이상 하락하면 손실이 빠르게 증가하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 위안화 약세로 파생상품 리스크 커져
지난 1월 중순 이후 위안화는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약세를 보여왔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이후 중국 은행들의 TRF 상품 판매총액은 약 3500억달러(약 3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파생상품 손실을 촉발시킬 수 있는 위안화 평균환율 수준은 달러당 6.15위안에서 6.35위안 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약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이 수준까지 상승할 경우, 0.1위안 하락시마다 월간 손실액은 약 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18일 현재 달러당 위안화 중심환율은 6.1341위안으로 고시돼 있다.
최근까지 홍콩 등 역외시장에서는 위안화 강세 가능성 등으로 위안화 예금이 급증했고 이에 따라 위안화 환율헤지 상품이 크게 늘어난 상태다.
올해 1월말 기준 홍콩내 위안화 예금규모는 8934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나 급증했다.
홍콩내 위안화 표시 채권 신규발행액 등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역외 위안화 선물 거래도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 위안화 변동폭 확대뒤 시장 혼란 가능성
여기에 최근 잇따르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 가능성도 향후 위안화 가치의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주말 위안화 일일 변동폭 확대 조치 역시 위안화 하락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물론 중국 당국의 적극적인 위안화 방어가 예상돼 위안화 가치의 추가적 약세는 제한적일 전망이나, 일부 잡음은 불가피해 보인다.
위안화 환율 불안으로 일시적 위안화 예금 이탈이나 딤섬채권 수요 감소, 중국내 핫머니 유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대략 달러당 6.15위안 수준에서는 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 여지가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리커창 총리는 최근 “일부 기업들의 디폴트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금융위기가 전체 시스템을 위협하지 않도록 부채 위험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위안화 환율 변동으로 파생상품 관련 리스크가 불거진 것은 사실"이라며 "중국 기업들의 잇딴 디폴트 현상도 위안화 가치 하락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