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인상 시사에 채권장기투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뉴스핌=정연주 기자] 국내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확대된 가운데 국내 채권의 장기 투자를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일 뉴스핌이 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사 등 29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3월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 설문조사 결과 채권상품군 중 국내채권은 단기 '유지', 중기 '축소' 의견이 제시됐다.
반면 장기 투자의 매력은 전월대비 소폭 꺾였다. 29개 기관 중 23개 기관이 비중 '유지' 또는 '축소'를 권고했다.
우선 대내외적 불안 요인이 산재해 부담이다. 19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주열 한은 차기 총재 후보자의 통화정책도 변수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테이퍼링 후유증이 채권시장에 크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도 금리 상승(가격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라 채권투자를 보수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표면금리 자체도 높지 않은 국내 채권을 장기적으로 투자하기에는 손실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 김정남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채권은 아직 박스권 장세 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이고 하반기쯤 금리 상승 방향성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1년미만 채권을 운용하면서 중장기에 접어들면 고금리 채권에 투자비율을 높이는 것이 좋다"면서 "금리 상승기에는 차익보다 표면금리로 접근해야 하며, 이러한 관점에서 브라질채권 투자도 괜찮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장기 투자에는 오히려 채권보다 주식이 더 매력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화생명 김기홍 강남FA센터장은 "장기적으로 오히려 주식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것 같다"면서 "미국 테이퍼링도 아직 진행 중이고 굳이 지금 서둘러서 국내 채권에 투자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포트폴리오 관리 측면에서 장기 투자 확대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됨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국내 채권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진국 채권으로 '격상'되는 듯한 흐름을 높이 평가하는 반응도 있다.
기업은행 서미영 PB고객부장은 "한국의 재무건전성이 우량국가라는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내 비율 확대도 나쁘지 않다"면서 "채권투자에 보수적인 시각은 여전하나 채권 가격이 조정된다는 전제하에 2015년 이후에는 괜찮은 수익률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