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서 부담 일부 떠안겠다는 제안 내놔
[뉴스핌=우동환 기자] 산업은행이 동부제철 인천공장에 대해 공동인수 방안을 담은 제안서를 포스코에 전달하면서 동부 패키지 자산의 주인 찾기가 한층 속도를 더하고 있다.
그동안 권오준 회장 체제에 들어선 포스코가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동부제철 자산 인수를 다소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산업은행이 부담을 일부 떠안겠다는 제안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변하고 있다.
27일 포스코와 업계에 따르면 전날 산업은행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에 대한 공식적인 매각 제안서를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은행은 동부철 인천공장에 대해 포스코의 투자 부담 경감을 위해 지분 70∼80%를 부담하고, 포스코가 나머지 20~30% 소유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인수 합병이 성사되면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매각 가치가 1조~1조 2000억 원 사이로 추정되고 있어 포스코의 재무 부담은 2000~30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산업은행은 동부발전당진에 대해서는 포스코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한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패키지로 매각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포스코는 산업은행의 제안서에 대해 이르면 28일 비밀유지약정서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실사에 진행한 뒤 인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이 동주제철 자산 매각에 대해 포스코에 공식 제안서를 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포스코의 인수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앞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2014 청암상 시상식 직후 동부제철 자산 인수 여부에 대해 "아직 스터디가 끝나지 않았다"며 "제가 회장이 처음이니 좀 더 시간을 달라"고 말한 바 있다.
동부제철 자산 인수 관측에 대해 포스코 내부 분위기는 여전히 신중한 반응이 우세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제안서를 받고 검토 중"이면서 "비밀유지약정을 비롯해 추후 일정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의 이번 제안서를 두고 포스코에 인수 명분을 위해 '당근'을 제시했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부발전당진의 경우 어느 정도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자산이었지만, 컬러강판과 냉연을 찍어내는 인천공장의 경우는 포스코가 인수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산업은행이 인천공장에 대한 재무 부담을 덜어주는 제안을 한 것은 인수 명분을 던져 준 것"이라고 말했다.
홍진주 신한금융투자연구원은 산업은행의 인수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어차피 인수할 것이라면 20~30%의 부담을 지고 인수하는 것이 났다"고 밝혔다.
반면 이종형 대신증권연구원은 "현재 포스코의 자금 여유가 없으며 동부제철 인천공장과의 시너지도 제한적"이라며 인수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한편, 포스코의 주가는 오전 9시 44분 기준 전일 대비 2.48% 하락한 29만 5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