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쟁의조정 결렬 직후 즉각 파업 돌입
[뉴스핌=김연순 기자] 56개 점포 폐쇄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과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결렬 문제로 사측과 대립하고 있는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이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파업에 돌입할 경우 지난 2004년 금융권 최초 18일간 총파업에 들어간 이후 10년 만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조합원 3200명(노조 가입률 82.9%)을 상대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노조측에 따르면 오후 3시까지 3200명 중 2100명 이상이 찬성하면서 찬성표가 과반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씨티은행 노조관계자는 "이날 진행된 투표 중간 집계에서도 파업은 가결됐다"면서 "다음달 2일 3차 조정위원회에서 쟁의조정이 결렬될 경우 즉각 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씨티은행은 4단계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1단계는 점포·부서별 릴레이 휴가, 내부 보고서 작성 거부, 판촉 활동 중단, 씨티그룹 본사와의 콘퍼런스콜(전화회의) 거부, 영어사용 전면 거부 등이 포함됐다. 이어 2단계는 예·적금, 카드, 펀드, 보험 등 신규상품의 판매를 거부하고, 전면 파업에 앞선 3단계는 부분 파업 또는 영업점별 순회 파업이 이어질 예정이다. 마지막 4단계가 전면 파업이다.
앞선 노조 관계자는 "일단 태업으로 시작해 노조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전면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004년 금융권 최초로 18일간 총파업에 들어간 바 있고, 2005년에는 금융권 최초로 태업을 6개월간 진행했다.
노조 측의 요구는 크게 3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 공동임단협(공단협) 임금 인상 2.8% 적용 ▲ 사측의 인사제재권을 통한 불법적인 행위 중단 ▲구조조정 노사합의 사항 등이다.
하지만 사측에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손배 청구와 함께 대체 인력 투입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노조 측 관계자는 "현재 사측과의 대화는 평행선만 달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노조 조직률이 83%로 워낙 높기 때문에 대체인력 카드로는 노조를 압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