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이 오는 15일 취임 1년을 맞는다. 도 사장은 '홈플러스 DNA' 바꿔야 하는 부담이 적지 않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홈플러스는 창사 이래 최대위기에 직면해 있다. 안으로는 '실적 압박'과 밖으로는 '추락한 이미지 개선'이라는 과제가 그것. 경영 2년을 맞는 도 사장이 향후 어떤 경영 행보를 그려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편집주자>
[뉴스핌=이연춘 기자] 지난해 5월 홈플러스 경영 일선에 나선 도성환 사장의 경영 행보는 연일 바쁘다.
지난 14년동안 홈플러스를 이끌어온 '이승한 홈플러스'의 DNA를 바꿔야 하는 부담이 적지않기 때문. 도 사장은 지난 1년 동안 '변화보다는 안정'에 맞춘 행보를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국내 유통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통하는 이 회장은 끊임 없는 혁신을 통해 홈플러스를 연매출 12조원 규모의 유통 대기업으로 키워낸 주역으로 통한다. 회사 창립과 성장 등 홈플러스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회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만큼 크다. 홈플러스하면 이 회장이 먼저 떠오르는 이유다.
실적은 갈길 바쁜 도 사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마트가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가 경쟁사 롯데마트의 견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규제로 손발이 묶인 홈플러스가 해외진출에 강한 드라이브를 건 롯데마트에 밀려 매출 2위 자리를 내줬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매년 큰 폭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으나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똑같은 영업규제를 받아도 국내에만 매장이 있는 홈플러스가 해외에도 매장이 있는 롯데마트에 비해 타격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4월말 현재 국내에 대형마트 137개, 홈플러스익스프레스(직영점) 299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달리 전체 매출액의 30%를 해외에서 벌어 들이는 롯데마트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국내(108개)보다 더 많은 150개 매장을 운영해 영업규제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해외에서 2조75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매출액 기준 국내에서 0.1% 떨어진 반면 해외에서 5.8% 끌어 올렸다.
여기에 도 사장은 신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편의점인 '홈플러스 365'를 확장하며 사업 모델을 다양화하고 있지만 기존 편의점 업계의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에는 아직 점포 수가 적다.
답보 상태에 빠졌던 신규출점 역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홈플러스 측은 도 사장 취임 이후 최근까지 전국 5개 홈플러스를 추가 오픈했다. 지난해 경기침체에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 사회적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오산시 세교점, 관악구 남현점 등에 신규 출점했다. 이외 경상북도와 인천에 각 1곳씩 추가 문을 열었다. 지난 12월에는 서울 망우역 복합역사에 상봉점을 출점했다.
업계 일각에선 홈플러스가 지난 2012년부터 골목상권 이슈가 부상하면서 유통업체의 마구잡이식 상권 진출하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쟁사들의 소상공인 적합업종에서 반 강제적으로 철수하는 등 신규 출점에 제약을 받는 것과 달리 대조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손 놓고만 있을 수도 없다는 판단 탓일까. 도 사장은 신사업동력 부재에 신규 출점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그는 지난해 홈플러스와 같은 대형마트뿐 아니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홈플러스365, 알뜰폰 매장(MVNO) 등을 포함한 신규 점포 출점에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홈플러스 측은 "영업시간과 신규사업 등의 규제에 따라 실적이 떨어졌다"며 "편의점사업은 새로운 유통의 모델을 찾는 노력의 하나다. 동종 업계에선 대형마트 성장의 한계에 부딛히며 신성장동력을 찾는 실험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있으나 홈플러스 회장직은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e파란재단 이사장, 테스코 아카데미 회장 겸 석좌교수, 테스코그룹 경영자문 역할 등을 수행하며 사회공헌과 미래인재양성, 그룹 전략수립 활동 등에도 나서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