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분할매수 시점 vs. 달러 강세 베팅 위험'
[뉴스핌=김연순 기자]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새로운 자산관리 포트폴리오 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환율 세자릿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이를 바탕으로 환율과 연계된 투자상품 찾기도 한창이다.
자산전문가들 사이에선 조심스럽게 원화 강세와 맞물려 달러자산을 편입하거나 브라질국채에 대한 출구전략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 달러 분할매수 시점 놓고 '이견'
원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 측면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금융상품은 '달러화'다. 일부 자산 전문가 사이에선 달러에 투자할 시점이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원화 강세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전제로 쌀 때 달러화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투자 상품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외화예금부터 비과세 매력을 갖춘 역외펀드, 달러저축보험까지 다양하게 언급된다. 환노출형 역외펀드는 달러로 투자하고, 환매했을 때도 달러로 받는다. 환차익이 비과세기 때문에 향후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경우 매력적인 상품이다.
달러저축보험은 장기상품으로 달러로 보험료를 낸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달러로 보험금을 받는 구조다. 즉 보험료를 낼 때 환율보다 보험금을 받을 때 환율이 높으면 환차익을 볼 수 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국민은행 박정림 본부장, 하나은행 이형일 본부장, SC은행 이동원 총괄이사, 한국씨티은행 박병탁 부행장 |
박 본부장은 이어 "일정 부분은 원화강세 때 달러를 분할해서 매수하는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현 시점에서 '달러 매수=위험한 발상'이라는 경고음도 나온다.
하나은행 이형일 PB사업본부장은 "지금 트렌드로 봤을 때 원화(강세)가 더 갈수도 있는데 달러에 베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달러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봐야지, 달러 강세를 보고 베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 원화 약세 전환시 브라질국채 매도
아울러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원화가 일시적으로 약세로 돌아설 시점에 브라질국채를 처분할 필요가 있다는 포트폴리오 전략도 제시됐다. 최근 브라질 헤알화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환손실이 최소화될 수 있는 시점이 브라질국채 출구전략의 최적기라는 판단이다.
헤알화가 현재 토빈세 폐지에 따른 외자 유입 등으로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브라질 경제 펀더멘털을 보면 헤알화는 다시 약세로 돌아서고 원화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깔려 있다.
씨티은행 WM본부 박병탁 부행장은 "헤알화와 원화의 방향성이 같으면 문제가 없지만, 속도의 문제일 뿐 '헤알화 약세·원화 강세'가 브라질국채 투자자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헤알화가 강세를 보이고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시점에 환손실이 상당폭 줄어들어 있다면 출구전략을 쓰는 것이 맞다"고 조언했다.
◆ "자산관리 패러다임 큰 변화 없을 것"
하지만 결론적으로 대다수의 자산전문가들은 원화 강세가 자산관리 패러다임의 의미있는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SC은행 이동원 WM/PB사업 총괄이사는 "자산관리 상품 라인업이나 폭 자체가 워낙 국내자산 중심으로 돼 있고 해외자산의 경우도 펀드 내 환헷지가 다 돼 있는 상태에서 거래가 되고 있기 때문에 환율과 연계된 상품전략이나 투자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좁은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환율과 연계돼 있는 상품들의 비중이 너무 낮고 의미 있는 규모의 투자가 전무하기 때문에 원화강세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투자대상을 찾기가 마땅치 않다는 얘기다.
이형일 본부장도 "원화 강세 시기에는 해외자산보다 국내자산을 늘리는 것이 답"이라면서도 "자산가들이 워낙 국내자산을 많이 들고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상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탁 부행장은 "자산관리 전략 측면에서 원/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인다고 해서 환율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환율이 조금 왔다갔다 한다고 해서 포트폴리오를 움직이거나 로스컷을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