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北 참가에 큰 의미 안둬...경협주 장중 변동성은 불가피
[뉴스핌=이준영 기자] 북한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 결정이 남북경협주 등 관련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단 전문가들은 이번 이슈를 남북관계의 근본적 변화로 볼 수 없다며 영향이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3일 북한이 오는 9월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고 발표하자 26일 개장을 앞둔 증권가에선 남북경협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스포츠게임과 같은 남북관계 일회성 이벤트는 관련기업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3일 "오는 9월19일부터 10월4일까지 남조선 인천에서 진행되는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조선선수단을 보내기로 결정했다"며 "조선 올림픽위원회는 경기대회에 조선선수단이 참가한다는 것을 아시아올림픽 이사회에 공식통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이번 아시안게임 참가 선언은 염수정 추기경의 개성공단 방문뒤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주목된다. 남북이 북한 선수단 파견, 체류 등의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이 남북관계의 긴장을 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남북경협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증시전문가와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결정에 대해 남북관계가 평화적 방향으로 가는 본격적인 변화는 아니라고 봤다. 이에 남북경협주등 대북 관련 주가가 일시적 움직임을 보일 순 있어도 지속적이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한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여 결정이 북한의 대남전략에 대한 큰 변화로 보기엔 부족하다"며 "이에 따라 대북관련주인 남북경협주가는 오르지 않거나 올라도 일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강온 양면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정책이 언제 변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북한은 염수정 추기경이 개성공단을 방문한 바로 다음날인 지난 22일 연평도 근해의 한국 고속함 인근을 포격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23일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결정을 밝혔다.
특히 박 팀장은 북한의 핵실험 포기와 정부의 5·24조치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북관계는 언제 뒤바뀔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관계의 핵심은 5·24조치와 북핵문제인데 이것이 묶여있는 상황에서 아시안게임 참가는 일시적인 이벤트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남북관계는 시시각각 변하고 기복이 심하기때문에 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참가 결정이 관련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월5일 남북경협주인 에머슨퍼시픽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적십자 실무접촉 소식에 전일대비 장중 9.9%까지 올랐지만 종가는 전거래일보다 14.85% 내린 8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재영솔루텍도 이날 전일대비 장중 7.36%(1970원)까지 올랐으나 결국 11.17%하락한 1630원으로 마감했다.
금강산 개발권자인 현대아산의 최대주주 현대상선도 이날 장중 9.79%까지 올랐으나 종가는 4.20% 하락한 1만3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북한의 이번 아시안게임 참가 결정이 한국 국민들에게 북한 사회의 자유로움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북한은 한국 국내 스포츠 경기에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참여해왔기 때문에 아시안게임 참가를 남북개선 의미로 확대시켜서 볼 순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북한의 이번 아시안게임 참가 결정은 한국인들에게 북한 사회의 자유로움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박대통령 비하 발언 등 정치분야에서는 남북 대립구도가 심화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북한은 2002년 부산, 2006년 카타르 도하,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모두 참여했다.
한편 남북경협주로는 금강산 인근에 골프·온천 리조트를 보유한 에머슨퍼시픽,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재영솔루텍·신원·좋은 사람들·로만손, 금강산 개발권자 현대아산의 최대주주인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등이 있다. 이 외에 이화전기, 광명전기, 제룡산업, 제룡전기 등 대북송전주도 대북관련주로 꼽힌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