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기업들 생산시설 이동, 경제성장 높아
[뉴스핌=한기진 기자] 삼성전자는 베트남 호찌민의 사이공하이테크파크 공단에 최대 가전 생산기지를 짓기로 했다. 규모가 70만㎡(평방미터)로 국내 광주사업장(69만㎡)보다 크다. 2008년에 베트남 박닌성 옌퐁공단에 베트남법인(SEV)을 만들어 연간 1억2000만대 휴대폰을 생산하고 있다. 2015년 가동을 목표로 베트남 타이응우옌성 옌빈공단에 휴대폰 2공장도 건설 중이다. 삼성 휴대폰의 절반은 made in China가 아닌 ‘made in Vietnam’이란 이야기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아니라는 상징적인 사례이다. 삼성과 같은 글로벌 제조업체에 중국의 법정 최저임금이 215달러(2012년말 기준)으로 오르면서, 이보다 3분의 1이나 적은 40~65달러의 베트남이 훨씬 더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상하이 미국상회가 발표한 다국적 기업의 중국에서 경영(Management Control of Multinational Enterprise China, 2013)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해 있는 미국 기업의 28%가 중국 생산거점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찾는 곳이 베트남과 같은 프런티어(frontier) 시장이다. 중국보다 더 싼 인력, 더 많은 인구, 더 많은 자원이 있는 곳이다. 중국 정부조차 세계은행과 함께 중국의 섬유, 장난감, 신발류 등 저부가가치 제조업의 생산거점을 아프리카 사하라 남부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협의 중이다.
◆ 프런티어 시장, 포스트 이머징으로 최근 부각
프런티어 시장의 경제가 꿈틀하면서 이곳에 투자하는 프런티어 금융상품도 주목 받기 시작했다. 프런티어 시장은 신흥시장(emerging market)보다 경제 규모는 작지만 발전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 중동, 북아프리카, 동유럽 국가들을 의미한다. 그래서 포스트 이머징(post emerging)이라고도 부른다.
장점이 많은 곳이지만 베트남을 비롯해 가나, 나이지리아, 케냐,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카타르, 쿠웨이트, 방글라데시, 바레인 등 나라 이름만 들어보면 대부분 정치 위험이 큰 국가들이다. 천연자원이 풍부하지만 그만큼 국제 원자재 가격에 국가 경제가 좌우되기 때문에 직접 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정윤식 하나대투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 전무는 “발전하는 아프리카에 관심이 많지만 컨트리(국가) 리스크가 있어 선뜻 투자가 어려워도 해외 ETF(상장지수펀드)로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성장하는 경제를 반영하는 ETF가 펀드보다는 훨씬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KB자산운용의 ‘KB MENA(주식)’ 펀드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주식(60% 이상)과 채권(40% 이하)에 투자하면서 1년간 45%, 3개월간 5.39%의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주식에 투자하는 만큼 초고위험에 해당하는 투자성향을 가진 투자자만이 접근해야 할 정도로 위험이 높다.
◆ 펀드 위험 커, ETF나 현지 투자 많은 국내 상장사 투자 고민해볼만
그래서 ETF 투자를 권하는 목소리가 많다. 이승욱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산배분 측면에서 프런티어 국가에 대한 비중을 크게 늘리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 예상되는 이머징의 비중을 다소 축소하고 프펀티어 시장 ETF에 중장기 관점의 접근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프런티어 시장에 투자하는 ETF로 가장 큰 규모는 미국에 상장된 '아이쉐어즈 MSCI 프런티어100’이다. 5억달러 규모로 쿠웨이트, UAE, 나이지리아에 주로 투자한다. ETF는 국내 증권사 홈트레이딩(HTS)에서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다.
프런티어 ETF도 불안하다면 이들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해 있는 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주로 섬유 의류업체로 현지 생산시설을 확대하는 중이다. 경방, 동일방직, 신성통상, 신원, 영원무역, 한세실업이 섬유나 유명 브랜드의 의류를 OEM 생산하고 있고 최근 매출도 늘면서 시설을 확대 중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