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대응한 '레볼루션', 용인공장 매각 '히든카드'
[뉴스핌=서정은 기자] 연초부터 고공비행 하던 에넥스의 주가가 최근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주택 시장이 월세시대, 리모델링 확장으로 접어들었기 때문. 올 상반기 전성기를 에넥스의 주가를 보고 시장 참여자들은 그 다음 단계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산업이 열렸다" 주가 어느새 2.5배 훌쩍
19일 오전 10시 4분 에넥스의 주가는 전일대비 25원, 1.29% 내린 1915원을 기록 중이다. 연초 700원 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2배 이상 뛴 셈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전방산업에서 리모델링 수요가 안정적으로 성장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쉽게 말해, 집값이 떨어지고 저금리로 접어들면서 이사를 하지않아 주택거래량이 줄었고 대신 노후화된 주택을 리모델링 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백준기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에넥스가 주로 하는 주방가구 쪽은 주택 건설 경기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데, 리모델링 시장이 좋아지면서 효과를 봤다"며 "월세 등 수요가 늘면서 리모델링 시장도 동시에 커져 전반적인 가구 업종이 상승세를 시현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너무 급히 오른 탓에 주가는 잠시 쉬어가는 중. 고공행진하던 주가는 이달들어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강세는 유효하다는 설명.
백준기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급히 올라 잠시 조정받고 있지만 거시적인 모멘텀이 있어 주가가 쉽게 꺾일 것 같진 않다"며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브랜드 '레볼루션'이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21.7%, 130.7% 뛴 715억원, 29억원을 예상한다" "고 내다봤다.
◆ "가구공룡 이케아 누를까" VS "히든카드 있다"
에넥스가 상반기에는 '거침없는 하이킥'을 날렸다면 하반기에는 몇몇 장애물을 넘어야할 듯 보인다.
우선 세계최대 가구공룡인 '이케아'가 올해 말 한국에 상륙한다. 올해 초 아수라백작 가구연구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가구업계 현업종사자 264명 중, 93%인 245명이 이케아 때문에 매출과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
김기영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케아가 들어오면 타격을 입지 않을 회사는 사실 하나도 없다"며 "그런 면에선 업체가 전체 영향권 내에 있는데, 그걸 에넥스가 견딜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에넥스는 이 같은 경쟁를 뚫기 위해 중저가 시장을 공략한 '레볼루션' 브랜드를 내놨다. 홈쇼핑을 중심으로 레볼루션 시리즈를 공급, 지난 6월 초 홈쇼핑 방송에선 상담계약만 1000건을 넘으며 인기몰이를 했다.
하지만 빅3에 속하는 에넥스가 중저가 시장에 노골적으로 뛰어들 경우,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에넥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위축될 것이라는 문제제기도 있다.
이에 대해 에넥스 관계자는 "레볼루션 브랜드가 가격이 저가인 건 맞지만, 소위 말하는 '사제'시장 보다는 높아 중소기업 자리뺏기는 아니"라며 "이케아가 들어오면서 오히려 가구시장 확대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설령 이케아의 습격, 중저가 시장의 경쟁 등으로 타격이 있어도 '히든카드'는 여전히 있다는 설명이다. 2012년 에넥스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용인공장 매각을 타진했지만 금액이 맞지않아 불발된 상태. 에넥스 측에 따르면 용인공장은 현재 물류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는 "에넥스가 다른 신규 사업을 하려면 부지를 팔 가능성은 있다"며 "에넥스가 다시 위기에 처했을 때 용인공장을 매각할 수 있어 리스크 위험은 낮은 편"이라고 전했다.
에넥스 측은 "현재 재무상태가 좋아 매각 의사는 없다"며 "재무적인 판단이 필요할 경우에 다시 매각이 진행될 수는 있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