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이번 주(30~7/4일) 코스피는 유동성과 실적 간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대감에 양호한 수급 여건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기업 실적 우려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이라크발(發) 지정학적 리스크 및 삼성전자 급락 여파 속에서도 미국의 부진한 경제성장률에 따른 통화 완화 정책 기대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주간 기준 약 1.04% 상승했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시장에서는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감으로 이어지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다만,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2분기 실적 우려 및 이라크와 우크라이나 이슈가 반복적으로 출연하며 부담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도 이 같은 유동성과 실적 간의 공방이 계속될 전망이다. 일단 수급 여건은 여전히 양호할 것이란 관측이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달 초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이후 유리보(Euribor) 금리 하락 및 유로화의 변동성 축소로 유로 캐리 매력도가 급등했다"면서 "모멘텀 플레이어인 유럽계 자금이 한국 주식시장에 꾸준히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 선임연구원도 "주요국 경제지표 개선으로 경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유효하다"며 "또한,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지수 하방경직성을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분기말 및 반기말을 맞아 윈도우 드레싱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하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연기금의 순매수가 이어지며 연기금 중심 반기말 윈도우 드레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최근 2~3년간 반기말 및 연말 윈도우 드레싱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코스피의 좁은 박스권 흐름으로 상반기 수익률 제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밸류에이션상 코스피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1960p)에 근접해 있고, 국민연금 대형주형 펀드 위탁 집행, 사학연금과 교원공제 등의 대형주형 인덱스 펀드 집행 등 대형주 관련 매수 대기 자금도 풍부하다"며 "6월 말 수급 여건은 양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반해 대장주 삼성전자의 이익이 빠르게 하향 조정되면서 2분기 기업 실적 우려가 번지고 있는 것은 적지 않은 부담이다.
이정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대비 국내 증시의 상대적 약세는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특히, 다음 달 4일 2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발표되는 삼성전자의 경우 영업이익이 빠른 속도로 하향 조정되며 지난 5월 말 9조원에서 현재 8조3000억원까지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에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번 주 코스피는 기간 조정의 흐름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 선임연구원은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변동성이 재차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원화 강세 등으로 2분기 실적 우려가 큰 만큼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확인되는 7월 중순까지는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기업들의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적 우려가 더 확대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부진 우려는 회사 측에서도 투자자에게 가능성을 주입시켜 왔고, 6월까지 주가 수준에 기반영된 측면을 생각하면 실적 결과가 새로운 추세를 만드는 변수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모멘텀은 양호한 수준"이라며 "삼성전자를 제외한 기업들의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컨센서스는 24조원과 17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4%와 74.6%의 증가가 예상돼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우려를 코스피 기업 전체로 확대하는 것은 과도한 우려"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프리어닝시즌을 맞아 실적 모멘텀 개선 섹터에 대한 관심도 유효하다"면서 "지난주 대비 2분기 순익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는 업종은 운송, 보험, 휴대폰이며, 2014년 순익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는 업종은 보험, 철강, 지주회사"라고 조언했다.
한편, 중국 경기가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 또한 우리 증시에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이 연구원은 "6월 중국 HSBC 제조업 PMI가 50.8을 기록하며 올해 처음으로 기준선(50)을 상회했다"며 "이어 다음 달 1일 발표 예정인 중국 국가통계국 제조업 PMI 역시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중국 경제지표 서프라이즈 인덱스가 전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V자형' 반등이 지속되고 있다"며 "중국 경기에 대한 안도감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어 "시진핑 주석이 7월 3~4일 일정으로 한국에 방문할 예정"이라며 "다음 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해 중국 제조업 관세 인하 및 서비스업 개방 등의 이슈가 중국 관련 주식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