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호 기자] 6000억원 생수시장이 들끓고 있다.
1위 제주삼다수를 품은 광동제약이 절반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가운데, PB생수와 롯데 아이시스 등이 선두를 맹추격하며 생수시장을 둘러싼 경쟁구도는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광동제약에 삼다수 판권을 빼앗긴 농심 역시 지난 2012년 백두산을 내세운 '백산수'를 출시하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독보적인 1위 제주삼다수는 전체 시장 점유율(지난 1분기 기준) 45.4%를 기록하며 지난 1분기 50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난 1998년 출시 이후 17년째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012년 12월부터 광동제약이 위탁판매를 맡고 있으며 '제주도'라는 지역 프리미엄을 앞세워 '물 시장'의 경쟁 속에서도 여전히 생수계의 리딩브랜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제약회사임에도 '비타 500', '옥수수 수염차' 등 꾸준히 '물 장사'에 관심을 갖던 광동제약의 뚝심이 삼다수 운영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런 삼다수의 호조에 가장 속이 타는 것은 바로 농심이다. 삼다수를 1등 생수로 끌어올린 것이 바로 농심이었기 때문이다.
농심은 15년간 판권을 보유해왔지만 지난 2011년 11월, 삼다수 제조자인 제주개발공사가 판권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주장하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농심은 이에 반발하면서 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국 패소하면서 삼다수 판권은 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선 광동제약에게 돌아가고 말았다.
결국 공들여 키운 1등 생수 브랜드를 고스란히 놓친 농심은 그간 삼다수를 키웠던 노하우를 살려 새로운 생수 개발에 착수했다. 농심이 최근까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백산수'가 바로 그것이다.
백산수를 출시한 지 1년 6개월이 된 상황에서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3.4% 수준(지난 1분기 매출액 39억원)에 불과하고 지난해 매출액 역시 200억원에 그쳤지만 농심의 각오는 남다르다.
업계 1위를 15년간 유지했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백산수 투자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는 것.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인 2000억원을 투자해 백산수 신공장을 짓고 내년 9월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국제적으로 백두산 암반수가 세계 3대 수원지로 꼽히고 있어 중국 내 생산규모를 확대해 국내 생수 시장의 판도를 흔들겠다는 전략이다. 매출액도 올해는 무난히 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는 모습이다.
다만 시장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롯데칠성음료가 같은 백두산을 원수로 사용하는 '백두산 하늘샘'을 출시하며 백산수에 맞불을 놓은 상황. 뿐만 아니라 7년만에 리뉴얼을 단행한 '아이시스'가 시장점유율(9.5%)을 두 자릿수대까지 끌어올리면서 농심을 저만치 앞서가는 모습이다.
농심 관계자는 "아직 출시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고, 지난해 브랜드를 알리는데 역점을 뒀다면 올 여름부터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상황"이라며 "백산수를 통해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다수를 안고 있는 광동제약 역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제주도 전역과 SSM(기업형 수퍼마켓)의 판매권을 제주도개발공사에 넘기면서 농심이 판매하던 시절에 비해 60%의 매출에 그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농심은 삼다수를 통해 186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광동제약은 125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바 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생수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청정 지역인 제주도를 앞세워 해외에서 들여오는 수입 생수에 비해 삼다수가 비교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며 "생수 소비가 점차 늘어나면서 시장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