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미국 기업 세금 회피용 해외 M&A 지적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들어 전세계 기업 인수합병(M&A)이 2조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대어급 M&A가 연이어 발표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미국 기업들의 움직임이 세금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글로벌 M&A 규모가 2조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5% 급증한 수치다.
대기업이 대규모 M&A에 적극 나서면서 전체 시장 외형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이번주에만 50억달러 이상의 기업 M&A가 8건 발표됐다. 이는 주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연초 이후 50억달러를 넘어서는 M&A만 집계할 때 규모가 9159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세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번주 발표된 담배회사 레이놀즈 아메리칸의 경쟁사 롤리라드 인수 발표가 대표적인 예다. 인수 규모는 268억달러에 이른다.
일부에서는 미국 기업의 해외 기업 M&A 움직임이 세금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특히 애브비가 영국 샤이어를 547억달러에 인수한다는 발표는 전략적으로 세금 부담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밑그림을 짰다는 지적이다.
미국 투자매체 CNN머니는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애브비는 법인세율을 26%에서 2016년까지 13%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발표된 제약사 밀란이 아보트 연구소의 해외 부문 인수를 발표한 것이나 연초 화이자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인수에 나섰던 것도 같은 계산이 깔린 것이라는 주장이다.
미국 기업이 단순히 본사를 해외로 옮기는 것만으로는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없다. 미국보다 낮은 해외 세율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해외 파트너가 합병 기업의 지분을 20% 이상 보유하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최근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의회에 대기업의 조세 체계를 악용하는 행위를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한편 기업 M&A 시장이 급팽창한 가운데 월가의 투자은행(IB) 가운데서는 골드만 삭스가 두각을 나타냈다.
M&A 자문 및 주관사로 골드만 삭스가 업계 1위를 차지했고, 모간 스탠리와 씨티그룹이 뒤를 이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