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기구통한 부실처리 기대반 우려반
[뉴스핌=강소영 기자]중국의 지방판 자산관리회사(AMC) 설립으로 지방 부실자산 처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림자 금융 등 중국 금융 리스크의 온상으로 여겨졌던 지방의 부실자산이 줄어들면, 자본시장은 물론 중국 경제의 안정적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30일 복수의 중국 매체에 따르면, 29일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이하 은감회)는 장쑤(江蘇),저장(浙江),안후이(安徽),광둥(廣東), 상하이(上海) 5개 지방의 자산관리회사(AMC) 설립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중국에는 현재 1990년대 말 설립한 화룽(華融),창청(長城),둥팡(東方),신다(信達) 등 4개 자산관리회사가 있다. 이번에 은감회의 승인을 얻은 지방판 AMC는 대형 국유은행의 부실자산을 취급하는 현재 4개의 AMC와 달리 지방은행의 부실자산을 취급하게 된다.
또한, 중앙정부의 재대출이 주요 재원이었던 기존의 AMC와 달리 지방판 AMC는 지방정부가 출자를 담당한다. 부실자산 인수 금액도 다르다. 기존의 AMC는 원가에 부실자산을 넘겨받았지만, 지방정부는 원가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지방은행의 부실자산을 인수할 예정이다.
지방판 AMC의 설립으로 그간 중국 자본시장의 최대 위험요소로 여겨졌던 지방은행의 재무상황과 자산품질이 개선되고, 금융위기의 위험성도 낮아질 전망이다.
은감회가 29일 공식 승인 발표를 했지만, 장쑤,저장, 상하이,광둥 지방정부는 이미 지난해 AMC 설립됐다. 이들 4개 지방의 AMC 자본금은 각각 50억 위안(약 8300억 원), 10억 위안, 50억 위안과 12억 위안이다.
민간자본인 둥팡(東方)자산관리공사가 투자한 안후이성AMC만이 올해 4월 설립됐다. 안후이AMC의 자본금은 10억 위안이다.
지방판 AMC의 공식 출범으로 지방은행의 부실자산이 줄어들면, 중국 금융권의 불확실성과 위험성이 줄어들어 중국 자본시장에는 큰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지방판AMC가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왕양(王洋) 중신건설연구소 연구원은 "지방판 AMC의 부실자산 처리 방식 설계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지방은행 부실자산 증가의 핵심 요인이 지방정부가 자금조달을 위해 세운 투자기관(LGFV)인데, 지방정부가 AMC를 설립해 부실자산을 줄여나간다는 것이 사실상 모순된다는 지적이다.
만약 지방정부가 AMC를 제대로 운용하지 않으면 지방은행 부실자산이 더욱 불투명하게 처리되고, 지방은행이 오히려 지방정부의 편법자금 조달을 확대하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왕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지방AMC는 금융 리스크를 줄이기는 커녕 오히려 악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은감회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중국 시중은행의 부실대출 규모는 지난해 초보다 1024억 위안이 늘어난 6944억 위안에 달한다. 은행권의 부실자산이 11개 분기 연속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부실대출 비율은 지난해 초보다 0.08%p가 늘어난 1.08%로 최근 6개 분기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