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가들, 금리 인상 시 자금 유출 따른 타격 우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융위기 이후 채권펀드의 자산 규모가 약 두 배 늘어난 가운데 펀드매니저들이 금리인상 리스크에 대한 대책 마련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저금리에 기대 채권 투자가 급증한 동시에 펀드 업계의 구조적 리스크가 상승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지적이다.
투자가들 사이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가시화되면서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매도에 나설 경우 적절한 대처에 나설 수 있을 것인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각) 미국 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채권펀드의 자산이 3조5000억달러로 불어났다.
전체 뮤추얼 펀드 가운데 채권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2%로, 장기 평균치인 21%에서 크게 늘어나지 않았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치에 해당하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연간 기준 채권 펀드 수익률은 평균 4.9%로 집계됐다.
연초 시장 전문가들은 채권 가격의 하락을 점쳤으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간 상황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부터 이스라엘과 이라크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끊이지 않으면서 투자등급을 중심으로 채권 수요가 탄탄하게 뒷받침됐다.
문제는 금리 리스크다. 연준과 시장 전문가들이 긴축 시기를 저울질하는 만큼 이른바 ‘본드런’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 경우 펀드 업계가 적절하게 대응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인지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블랙록의 타라 맥도넬 대변인은 “채권에 대한 투자 열기가 갑작스러운 수익률 상승과 이에 따른 대규모 자금 유출의 리스크를 높였다”며 “이 같은 상황이 가시화될 경우 커다란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팔자’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감독자들이 매도 규모를 제한하는 등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로버트 팁 최고투자책임자는 정크본드를 포함한 특정 채권펀드의 경우 자금 유출에 따른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세인트 루이스 연준은행의 제임스 불라드 총재도 금융시장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비둘기파의 관념으로 거래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