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나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낸 소송이 내달 시작을 앞둔 가운데 미국 담배소송에서 주요 역할을 한 담배전문가들이 한국을 방문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오는 22일 오전 9시부터 중구 세종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흡연의 폐해와 담배회사의 불법행위'를 주제로 한 '담배규제와 법'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담배의 해악과 담배회사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진실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담배규제정책으로서 담배소송이 가지는 의미와 중요성 등을 논의한다.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사무처(WHO/WPRO, 처장 신영수), 한국금연운동협의회(회장 서홍관), 대한금연학회(회장 조홍준)와 공동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1980년대부터 한국의 금연운동을 이끌어 왔던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초대 회장인 김일순 교수와 흡연의 폐해를 학문적으로 연구해 금연 대책을 마련하는 데 지속적으로 뒷받침해 온 대한금연학회 맹광호 명예회장이 WHO/WPRO와 함께 공동좌장을 맡는다.
이번 심포지엄은 주제 별로 3개의 세션으로 구분된다. 제1세션에서는 필리핀 보건부차관을 역임하고 현재 WHO/WPRO의 건강증진국 국장인 수잔 머카도(Susan Mercado) 박사가 흡연의 폐해와 담배의 규제에 관한 세계보건기구 기본협약(WHO FCTC)에 대해 발표한다.
연세대학교 지선하 교수는 국내의 흡연 피해, 특히 흡연이 진료비 지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설명한다.
제2세션에서는 미국 담배회사를 상대로 24조원이라는 거액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신시아 로빈슨 사건을 비롯해 80여 건이 넘는 담배소송에서 전문가 증언을 해 온 스탠포드대학교 로버트 프록터(Robert N. Proctor) 교수가 발표를 한다. 프록터 교수는 역사학자의 입장에서 담배회사들이 지금까지 담배의 유해성을 은폐하기 위해 대중들을 어떻게 기망해 왔으며, 흡연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사용한 담배회사들의 마케팅 전략 등을 알려줄 예정이다.
‘담배의 중독성’을 최초로 증언한 담배회사의 내부고발자 빅터 디노블(Victor J. DeNoble) 박사는 담배회사(Philip Morris)에서 근무하면서 연구한 내용과 이 연구결과에 대해 담배회사로부터 실험실이 폐쇄당한 일, 그리고 해고된 지 10년 만에 미국 의회 청문회(왁스만 청문회)에서 증언하게 된 과정과 그 이후 변화들에 대해 상세히 밝힐 계획이다.
이어 금연운동협의회 서홍관 회장이 지금까지 국내 금연운동 과정에서 확인된 담배회사들의 불법적 마케팅과 여론조작 실태 등을 폭로한다.
오후 제3세션에서는 샤론 유뱅스(Sharon Y. Eubanks) 변호사가 자신이 미 연방정부 법무담당 검사로 재직하면서 담배소송을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담배소송의 흐름과 직접 수행했던 담배소송의 과정과 그 의미를 설명한다.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은 "이번 '담배규제와 법' 국제심포지엄은 담배의 해악과 담배회사의 행태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특히 미국 담배소송의 역사를 바꾼 국외전문가들의 경험을 우리가 공유한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며 "공단의 담배소송 수행에도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