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우리투자증권은 KB금융에 대해 갑자기 불거진 CEO리스크로 인해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투자의견 역시 'Buy'에서 'Hold'로 떨어뜨렸다.
최진석 애널리스트는 15일 보고서를 통해 "최고경영진 공백 우려로 CEO리스크가 부각됐다"며 "KB금융지주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지만 향후 사태추이에 따라 투자심리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목표가 하향배경을 설명했다.
KB금융은 임영록 지주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징계가 '3개월 직무정지'로 확정돼 당초 금감원의 '문책경고'보다 징계수위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오는 17일 임시이사회를 소집해 회장 해임 여부를 논의키로 하는 등 국민은행장의 사임과 더불어 회장 역시 거취가 불투명해진 상태다. 만일 임시이사회에서 KB금융지주 회장의 해임을 의결할 경우 신임 회장 및 은행장의 선임을 위해 최소 수개월은 소요될 수 있어 당분간 최고경영진(CEO) 리스크가 남아있다는 주장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은윤웅원 지주 부사장(CFO) 중심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어서 최고경영진 리스크가 KB금융지주의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며 "다만 향후 사태 추이와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데다 투자심리 악화에 따른 보수적 대응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KB금융은 수도권 부동산경기에 민감한 영업이익 구조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자본기반이 탄탄해 배당차별화가 허용될 경우 배당 여력 역시 풍부해 정책수혜가 예상됐으나 최근 CEO리스크 부각으로 이러한 장점이 일정부분 희석되는 상황이다.
특히 증권가는 과거 KB 사례를 들어 'Big Bath'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해왔다.
'Big Bath'란 통상 새로 부임하는 기업 CEO가 전임자들 재임기간에 누적됐던 손실이나 향후 잠재적 부실요소을 회계장부에서 한꺼번에 털어버림으로써 실적부진 책임을 전임자에게 넘기고 다음해에 더욱 큰 실적을 유도, 자신의 공적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일컫는다.
최 애널리스트는 "지난 2009년 9월 29일 KB금융지주 전 황영기 회장의 직무정지에 이어 강정원 당시 국민은행장의 지주회장 겸임 체제가 2010년 7월 13일 어윤대 전 회장의 취임 전까지 이어지는 동안 KB금융지주의 주가는 -14.2% 하락(동기간 은행업종지수 6.8% 하락, 신한지주 3.7% 상승)해 CEO리스크와 Big Bath 우려를 반영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