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 설문] "결제인프라·선물시장 개설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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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연순 기자] 연내 원-위안 직거래 시장이 개설될 예정인 가운데 시장 참여자와 금융기관들은 원-위안 직거래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시장 활성화의 관건이 '유동성 공급'에 있는 만큼 선물시장 개설 등 추가적인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12일 뉴스핌이 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사 등 27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9월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 설문 결과, '원-위안 직거래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한 11개 기관 중 상당수의 금융기관들은 원-위안 직거래시장 활성화를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대중국 무역거래와 위안화 투자상품에 대한 수요를 감안할 때 과거 원-엔 직거래시장 실패와는 달리 활성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하나은행 이형일 PB사업부 본부장은 "국내경제의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상당히 큰 점을 감안하면 직거래 시장에 대한 수요·공급은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따라서 시장개설 이후 거래활성화 및 유동성 공급을 위한 시장조성에 힘쓴다면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 김정남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도 "한중 교역 확대, 중국인 국내투자 확대, 위안화 적격해외투자 (RQFII) 자격 부여 등 정부가 강하게 추진하고 있어 원-위안 직거래 시장 활성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신증권 문남식 패밀리오피스상품부 이사 역시 "현재 한중 무역규모와 관광 수지는 역대 최대 규모"라면서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면 상당한 수수료 절감이 예상되고 이는 한중 무역과 관광 장벽을 일부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앞서 이달 초 정부는 원-위안 직거래시장을 연내 개설할 방침을 밝혔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현재 원-위안 직거래 시장 개설작업은 시장거래에 필요한 전산시스템과 결제통화를 바꾸기 위한 작업 등 투트랙으로 진행중"이라며 "12월 전에 개설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 차관은 이어 "서울에 원-위안화 시장을 개설하면 결제수요가 달러에서 위안으로 바뀌어야 하고 이것이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면서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도 많아 과거 적자만 보던 원-엔 시장과 달리 유지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중국은 1994년 미 달러화와 직거래를 시작한 이후 현재 일본엔화, 호주달러, 영국 파운드, 싱가포르 달러와 2012~2013년 해당 국가와의 협정을 체결해 직거래를 개시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엔화와 호주 달러화의 경우 위안화와 직거래 실시 이후 중국 외환시장에서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고 거래비중도 크게 상승했다.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2012년 5월 전체 외환거래액 대비 엔화의 거래비중 은 0.1%에 불과했으나 그해 11월에는 9.8%까지 상승했고, 2013년 3월 0.11%에 불과했던 호주달러화의 거래비중도 같은 해 8월 0.96%까지 상승했다.
다만 이번 설문에 응한 상당수의 금융기관들은 시장 활성화의 관건이 '유동성 공급'에 있는 만큼 위안화 결제 인프라 구축과 선물시장 개설 등 제도적 미비점을 정비해줄 것을 주문했다.
한화투자증권 변동환 투자컨설팅파트장은 "중국과 무역흑자를 바탕으로 한 위안화 유입을 기반으로 원-위안 직거래 시장은 활성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투자, 헤지 및 유동성 공급을 위한 선물시장 개설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위안화 활용도 제고를 위한 거래 및 결제 인프라 구축이 지원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글로벌동향실 조익연 연구위원은 "위안화 등 이종통화의 직거래 시장 개설은 달러화 의존도를 축소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원화 국제화에도 일조할 수 있다"면서 "다만, 원-엔 직거래 시장이 실패한 경험을 교훈 삼아 대중 무역결제에서의 위안화 결제 확대 방안과 함께 종합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한중간 무역거래를 제외한 금융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상황에서 직거래시장 활성화 환경이 무르익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메리츠종금증권 박태동 글로벌 트레이딩 총괄상무는 "직거래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위안화에 비해 원화가 글로벌 무역시장이나 금융시장에서 결제되는 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원-위안화가 직접 거래될 수요 자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김명호 상품컨설팅 부장은 "한국과 중국 기업들이 자국통화보다는 미국달러 거래를 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활성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기업들은 다른 상거래에서 미국 달러로 거래를 하고 있어 미국 달러를 더 편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