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 중국계 '인바운드'에 초점… 푸싱그룹 소식에 긴장
중국 자본시장이 활짝 열리고 있다. 가뭄에 단비같은 이 기회를 잡기 위해 금융투자업계가 물밑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10월부터 시행되는 '후강퉁(상하이거래소와 홍콩거래소간 교차매매 허용)'을 통해 현지 증권사를 통해 본토 A주에 직접 투자가 가능해진다. 또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서울에 위안화 직거래시장을 연내 개설하기로 합의했고, 한국에 위안화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QFII) 한도 800억위안(13조5000억원)이 부여됐다. 오는 25일 '성큰 다가온 중국 자본시장 - 기회와 도전'이라는 주제로 제2회 중국포럼을 개회하는 뉴스핌은 증권사와 운용사, 유관기관들의 중국투자 기회를 부여잡기 위한 노력과 함께 최근 주목할 변화를 살펴본다. 시장은 늘 '준비된 자'에게만 확고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편집자 주>
[뉴스핌=이영기 기자] 최근 여의도 증권가는 가깝게는 10월중에 실시되는 후강퉁(별도의 라이센스 없이 상해증시와 홍콩증시의 상장 주식을 매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과 연말까지 도입이 예상되는 RQFII(위안화 적격외국기관투자자)제도에 대한 준비로 분주한 분위기다.
특히 동양증권에 이어 최근 현대증권까지 중국계 자본이 넘보는 상황이라 증권가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두고 더욱 긴장하는 모습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주식시장을 여는 후강퉁이 시장의 당초 예상인 오는 10월 13일보다는 1~2주 내외 늦은 10월 중 후반(오는 20일 이후)경에나 도입될 전망이다.
주식매매이익에 대한 과세여부와 세율과 계약체결 후 3일 양수도와 같은 결제 관련 세부 사항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후강퉁의 실행을 위한 시스템 1차 테스트는 완료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투업계에서는 RQFII에 대해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준비하는 양상이다. 우선 구체적인 상품을 디자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한도를 얼마나 승인 받느냐이기 때문. 증권사들은 우선 자격획득과 한도승인 신청 서류 준비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런 이유로 증권사쪽에서는 자격획득 등을 위한 서류준비 이외에 특별한 준비사항은 외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대만계 유안타그룹(증권)으로 인수된 동양증권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구체적인 회사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이미 중국기업의 한국증시 기업공개, 한국에서 위안화 채권발행 등에 관한 마케팅에 집중해 딜소싱이 상당수준 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동양증권의 한 관계자는 "유안타증권과의 네트워크와 중국당국에 대한 노하우 등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중국으로의 아웃바운드도 있지만 현재 초점은 중국기업의 인바운드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강퉁에 대해서는 좀 더 긴박한 양상이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이미 추석전에 한차례 후강퉁 소개와 함께 주요종목에 대한 추천 등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우투는 몇몇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이런 설명회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우투 해외상품부 이윤학 이사는 "200명 좌석에 300명 이상의 고객들이 설명회에 참석했다"면서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중국주식과 후강퉁에 대한 설명회를 계속 이어갈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마찬가지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후강퉁 관련 보고서를 냈고 이에 앞서 중국증시의 개별종목에 관한 서적도 출판했다.
이 같은 증권가의 잰걸음에 긴장감을 더하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이미 중국관련 네트워크가 강한 유안타에 인수된 동양증권이 앞서나가는 조짐이 있는 데다 대형증권사인 현대증권 인수에 중국 푸싱(復星, Fosun)그룹이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중국 푸싱그룹은 보험업, 자산운용업, 철강업, 부동산업 등을 하는 중국 100대 기업 중 하나로 M&A업계에서는 포식성을 자랑하는 그룹이다.
앞의 동양증권 관계자는 "중국계 자금이 현대증권을 인수한다면 우리도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른 증권사들은 말할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고 긴장된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자본시장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맞이하는 여의도 증권가가 잰걸음 하는 와중에 한국 증권업을 넘보는 중국계 네트워크에 바짝 긴장하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