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엔씨 목표주가 하향 추세
[뉴스핌=이수호 기자] 엔씨소프트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스마트폰의 활성화로 콘솔 및 PC 게임이 주저앉는 등 하향세를 피하지 못한 탓이다.
엔씨소프트는 올들어 주가가 57%나 하락하면서 뿔난 소액주주들이 김택진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카페를 개설하는 등 암초도 가득한 상황이다. 반면 모바일 게임에 치중하며 각종 게임 규제를 빗겨간 컴투스는 순항을 거듭하며 대조를 이루고 있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지난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증가한 2138억원, 영업이익은 4.3% 늘어난 64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529억원으로 54.7% 증가했다.
(사진설명: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당기순이익이 30%이상 추락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한 지난 1분기에 비해 실적을 대폭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전문가들 사이에선 비관적인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미래가 어둡다는 전망은 게임산업의 트렌드가 PC에서 모바일로 이동하는 환경변화에 김택진 대표를 비롯한 수뇌부들이 제때 적응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증권사들은 엔씨소프트의 이 같은 상황에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는 추세다. 최근 아이엠투자증권, 키움증권, 동양증권, KTB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이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낮춰 잡으며 엔씨소프트의 2분기 호실적과 무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증권사 관계자는 "블레이드앤소울 등의 중국 모멘텀은 이미 소진된 상황"이라며 "중국 로열티 매출이 반토막날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매출 다각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임시장의 블루오션으로 여기는 중국에서도 스마트폰 게임의 비중이 나날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GDC 등에 따르면 현재 중국 스마트폰 게임 사용자는 지난해 상반기의 1억3000만명에서 올 상반기 3억3000만명으로 약 2.5배 증가하며 모바일 게임이 대세로 자리를 잡고 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여전히 모바일 게임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부족한 실정이다. 자회사인 엔트리브소프트와 함께 모바일게임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시장에 자리를 잡은 경쟁자들을 상대하기엔 때 늦은 시도가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한 돈 먹는 하마로 불리는 야구단 운영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사회기여의 의미가 크다는 것이 엔씨소프트 측의 주장이지만 야구단 운영자금 대신 모바일 시장에 대한 투자가 선행됐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조하는 주주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각종 PC 게임 관련 규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고 PC방 수요의 급감도 엔씨소프트의 불안한 미래에 한 몫을 보태고 있다.
반면 컴투스는 게임빌과 한 가족이 된 이후 모바일 게임 신작이 연이어 흥행하며 게임업계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올해 1분기 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173억원을 기록하며 8배 가까이 순증했다.
특히 '서머너즈 워'가 출시한 지 석달도 안되 흥행에 성공했고 3분기 신규라인업 될 신작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고성능 스마트폰이 대세를 이루면서 모바일게임의 흥행 지속성 또한 길어져 과거와 달리 수익 창출 기간이 길어진 것 또한 컴투스의 이점이다.
콘솔과 PC 게임에 관련 비용을 쓰지 않고도 모바일만으로 고성능의 게임을 할 수 있게 된 환경이 컴투스의 급성장에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컴투스의 자체 개발작이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실제로 컴투스는 올 상반기 로열티 비용을 최소화하며 '서머너즈 워'의 흥행수익을 온전히 영업이익으로 얻어냈다. 말 그대로 남는 장사를 톡톡히 한 셈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게임빌과의 시너지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체 개발력이 높지만 과금시스템이 취약했던 컴투스는 게임빌과 영업노하우를 공유하며 상호 장단점을 효과적으로 융합해 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콘솔과 PC 관련 게임에 비용을 지불하는 유저가 급감하는 추세"라며 "모바일을 통해서도 저렴한 가격에 폭 넓은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모바일 트렌드의 심화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